국토부, 1기 신도시 이주주택 대신 신규공급으로 해결 계획
이번 주 선도지구 지정 및 대책 발표 수요·주택공급 물량 제시
2025-11-26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위한 이주 주택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주택 공급을 늘려 이주 수요를 흡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임대주택에 대한 1기 신도시 주민의 거부감이 상당한 만큼 일반 분양주택을 공급해 자연스럽게 전월세 물량이 확대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기 신도시를 관할하는 5개 지방자치단체는 이번 주 재건축을 가장 먼저 추진하는 선도지구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선도지구로 지정할 수 있는 가구 수는 최대 3만9000가구다. 기본 물량은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중동·산본 각 4000가구이며 여기서 최대 50%씩 더 선정할 수 있다. 지자체가 결과 발표를 마치면 국토부는 오는 12월 초 선도지구를 포함한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대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부 목표대로라면 선도지구 주민은 오는 2027년 착공 전 이주해야 한다. 당초 국토부는 이주 단지를 만들어 활용한 뒤 공공임대나 공공분양주택으로 돌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이주 단지 조성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이주 주택을 만들어 놓고 나면 추후 활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1기 신도시 주택 공급을 늘려 자연스럽게 이주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경기 성남시 구도심 재개발 때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건설한 순환 이주용 주택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면서 3년 이상 공실로 남아 있기도 했다. 공공이 이주용 주택 공급에 나설 경우 필요한 자금 규모가 상당한데 3기 신도시와 신규 택지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하는 LH 재정 상황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용 주택이 결국 임대주택으로 남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거부감도 국토부가 이주대책 방향을 튼 이유다. 국토부는 선도지구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재건축이 진행되면 발생할 이주 수요와 1기 신도시 및 주변 지역 주택 공급량을 시기별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바탕으로 부족분에 대해서만 주택 공급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분당의 경우 오리역 일대 역세권 복합개발로 상업·업무시설과 함께 주거시설을 공급할 계획이다. 일산은 3기 신도시 고양 창릉·중동은 부천대장에 지어지는 아파트를 이주 대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 겸임교수는 "1기 신도시 중산층 거주자 이주 대책에까지 정부가 나설 필요는 없다"며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에 따라 수급이 조절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주 대책에 얽매이는 것보다는 선도지구 지정 후 2차·3차 지구 지정으로 넘어가 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사업 진행 속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