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대한제국 문양(이화문) 새겨진 '장식등' 포함 덕수궁 근대 조명기구 100여 점 전시

- 「모던라이트,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전(‘24.11.27.~‘25.3.3. / 덕수궁 돈덕전)

2025-11-26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오는 27일부터 2025년 3월 3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서울 중구)에서 개항 이후 전기를 도입하고 덕수궁에 근대 조명기구를 설치해 근대국가의 면모를 갖추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노력과 시대상의 변화를 조명하는 「모던라이트(Modern lights),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

모던라이트
이번 특별 전시에서는 개항 이후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을 비롯한 궁궐 내외에 설치되었던 장식등(샹들리에), 서양식 촛대, 석유등, 유리 등갓, 부속품 등 근대 조명기구 10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돈덕전
특히, <이화문 장식등(샹들리에)>는 1904년경 덕수궁 돈덕전 건립 당시 접견실 회랑에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이번 전시를 계기로 100여 년 만에 제자리인 돈덕전에 돌아왔다. 돈덕전(惇德殿)은 고종 즉위 40주년과 망육순(望六旬)을 기념한 칭경예식(稱慶禮式)을 치루기 위해 건립되었으나, 전염병 등을 이유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훼철되었다가 2023년 9월에 재건됐다. 이화문(李花文)은 대한제국의 국가 상징 문양을 말한다.
실감
별도로 마련된 실감 영상실에서는 이화문 장식등(샹들리에)과 영상을 결합한 외벽 영상(미디어파사드)인 ‘모던 에이지 월(Modern Age Wall)’를 선보인다. 전등이라는 새로운 빛을 통해 당시 대한제국이 근대의 세계로 진입했다는 의미를 화려한 빛으로 구현했다.
실감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대한제국, 빛의 세계로 들어서다>에서는 대한제국의 황궁인 덕수궁에 전등 설비가 마련되기까지 전기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전기의 도입 과정을 <에디슨 전구>, <덕수궁평면도(德壽宮平面磨圖)> 등으로 살펴본다. 개항 이후 미국에 파견된 보빙사의 건의로 ‘에디슨 전기회사(Edison Electric Light)’가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 첫 전등을 밝히고, 1898년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회사를 설립해 대한제국의 황궁인 덕수궁에 첫 전등을 밝히기까지의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구성했다. 보빙사는 미국에 우호, 친선 및 교섭을 위한 보빙(報聘, 답례로 외국을 방문함) 명목으로 파견된 사절단을 말한다.
2부
 2부  <근대의 빛이 피어나다>에서는 왕의 어진을 봉안하거나 그리는 장소였던 정관헌과 황실의 도서관이었던 중명전, 그리고 돈덕전까지 대한제국 선포 이후 덕수궁에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들에 설치된 조명기구를 주제로 근대 전환기 정치와 외교의 중심 무대였던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과 전등을 다룬다
덕수궁
1900~1910년경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이 창립한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대한제국의 국가 상징 문양인 이화문을 넣어 제조한 <이화문 장식등(샹들리에)>를 살펴볼 수 있는데, 황금색 안료와 전구를 끼우는 소켓에 새겨진 상표, 당대에 발행된 신문 자료 등을 토대로 1904년경 돈덕전 접견실 회랑을 꾸미기 위해 주문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등 가지마다 장식된 이화문이 만개하여 빛으로 피어나는 형상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양방향(인터랙티브) 영상으로 제작해 육각 거울방에 구현했다. 3부  <황실을 밝히다>에서는 덕수궁 내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의 실내 장식과 공간별 특성에 맞춰 다채롭게 사용된 영국과 미국산 수입 조명기구 유물들을 선보인다.
3부
이오니아식 장식 기둥과 고전적 문양으로 꾸며진 접견 공간에 놓였던 <화로형 스탠드> 한 쌍과 탁자나 침대 옆 협탁에 두었던 <석유등>을 당시 석조전의 내부 장식을 조달했던 영국 메이플 회사(Maple & Co.)의 가구와 함께 연출해 당대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서양식 연회나 접견 시 활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화형 초받침>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아꼈다고 전해지며, 요정의 불빛처럼 빛난다는 의미로 ‘페어리 램프’로 불렸다. 관람객이 요정을 불러내듯이 바람을 불면 만찬이 시작되는 체험형 영상을 마련해 즐거움을 더했다.
4부
4부  <이화문, 궁궐에서 빛나다>에서는 황실이 창덕궁으로 옮겨간 이후 <이화문 유리 등갓> 등 덕수궁의 조명기구를 선보인다. 1904년 덕수궁 대화재 이후 재건되어 새롭게 설치된 함녕전과 덕홍전의 장식등(샹들리에)과 <유리 등갓>, 대한문과 덕홍전의 <구형 유리 등갓> 등 다채롭게 사용된 전등기구를 살펴볼 수 있다.
이화문
창덕궁 대조전 욕실에 달려있었던 <트로자리에 등갓>과 대청의 대형 장식등(샹들리에) 중앙등에 걸려있었던 <마쓰다램프>는 100여 년 전 제작품으로 종류별 각 1점씩 현존하며, 이들을 비롯해 가지각색의 이화문 유리 등갓 40여 점을 전시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시 관람 후 돈덕전 로비에 마련된 체험공간에서는 덕수궁 각 공간에 설치된 다양한 조명기구의 위치와 용도별로 사용된 조명기구를 조합해 덕수궁 내부 공간을 꾸민 뒤, 관람객의 휴대폰에 정보 무늬(QR코드)로 전송할 수 있다.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덕수궁의 근대 조명기구에 담긴 역사적 가치와 주권 국가를 지향했던 대한제국의 의지를 되새겨보고 우리 근현대사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새로운 근대 황실유산의 새로운 면모를 널리 알리고, 후대에 온전히 계승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