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숨통...여당은 '당게 논란'에 자폭 내전

한동훈-김민전 공개 설전 이후, 나경원·윤상현 韓 압박 가세 친한계 "野 이재명 방탄 뭉쳐...당대표 공격이 해당행위"

2025-11-26     정두현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가족 명의로 윤석열 부부를 향한 비방성 당원게시판 글이 올라왔다는 논란이 여당을 집어삼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권과 법조계의 예상을 뒤집고 지난 25일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여당에 악재가 드리웠지만, 적전분열만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당게 논란으로 내홍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윤(친윤석열) 김민전 최고위원과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당게 전수조사 결과 공유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인 것이 내부 갈등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 최고는 이날 최고위회의 발언에서 "(당게) 의혹이 제기되니까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동훈'이 있다고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어떻게 '8동훈'이 있는지 알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당 차원의 게시판 전수조사 결과를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일부만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한 대표는 "발언할 때 사실관계 좀 확인하고 말씀하면 좋겠다"고 반박하며 최근 한 대표 측이 당게에 친한계를 비방하는 글에 대해 고소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한 대표는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당게 논란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당권을 흔들기 위한 의도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여기에 나경원 의원 등 당내 중진도 당게 논란에 참전하며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는 양상이다. 앞서 한 친한계 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와 경쟁했던 나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장관 측도 이번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나 의원은 즉각 한 대표를 겨냥하며 "가족 글에 대한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고만 언급하고는 가타부타 답이 없다"고 해명을 압박했다. 나 의원, 원 전 장관과 함께 당권주자였던 5선 윤상현 의원도 공식 해명을 꺼리는 한 대표의 모호한 태도가 당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를 내비쳤다. 반면 친한계는 당게 논란이 당내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신경전 성격이라고 규정하며 친윤계의 당대표 축출 시도라는 입장을 에둘러 내비치고 있다. 친한계 핵심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친윤계의 공세를) '김옥균 프로젝트'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음 전당대회까지 길게 보고 당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싸움이 시작된 것 같다"며 "한 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한, 아니면 한 대표 리더십을 끌어내리기 위한 일련의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는 <매일일보>에 "심지어 (비방 당게글 작성인 '한동훈'이) 동명이인이라고 확인까지 해 준 사안을 놓고 이재명 대표 무죄 선고 시점까지도 당대표를 공격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해당행위를 언급하는데, 지금 야당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뭉치는 상황에서 당대표를 몰아붙이는 것이 해당행위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쏘아붙였다. 한편 전날 이 대표의 위증교사 무죄 선고로 민주당 등 야권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무죄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각 항소를 결정했다. 이에 이 대표의 위증교사 재판은 항소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혐의를 무죄로 본 반면,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였던 김진성씨의 위증 혐의는 유죄로 봤다. 이에 법리가 상충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는 항소심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