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단단한 프랜차이즈, M&A 시장 분위기 ‘후끈’
노랑통닭∙피자나라치킨공주∙런던베이글뮤지엄 등 새주인 물색 2021년 이후 잠잠하던 식음료 업종 올해 M&A 재점화
2025-11-26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고물가∙경기악화로 불황형 소비가 늘어나면서 저렴하고 접하기 쉬운 프랜차이즈 식음료가 재조명 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음료(F&B) 프랜차이즈 업종의 인수합병(M&A)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노랑통닭과 피자나라치킨공주 등은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으며, 명륜진사갈비는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19년 공차가 TA어소시에이츠에 3500억원에 인수되고, 2021년 투썸플레이스가 칼라일에 1조원에 인수된 이후 얼어붙었던 식음료 M&A 시장은 올해 다시 재점화 됐다. 올 7월에는 MZ세대의 새로운 간식으로 급부상한 요아정을 삼화식품이 400억원에 인수했고, 컴포즈커피는 필리핀 최대식품기업 졸리비그룹에 인수됐다. 특히 졸리비그룹은 4723억원에 인수한 후 3분기 글로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성장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졸리비는 4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에는 임마누엘코퍼레이션이 매드포갈릭을 500억원에 인수했으며, 한국 맥도날드는 운영자가 바뀌었다. 카타르와 튀르키예에서 맥도날드를 운영하고 있는 카타르 기업 카말 알 마나는 맥도날드APMEA이 가지고 있던 한국맥도날드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운영권 변경 이후 지분 매각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외식기업의 M&A가 활발히 진행되는데 대해 업계에서는 현재 외식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들이 매각가를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컴포즈커피와 같이 불황형 소비에 적합한 외식 프랜차이즈를 사들이면 사모펀드가 빠르게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프랜차이즈의 성장은 지점 확장에 달린 만큼 최근 불경기로 은퇴자가 늘면서 1~2억이면 창업할 수 있는 식음료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보이는 예비 창업자들이 크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국내 인수합병 시장에는 외식기업 매물이 쌓여 있다. 피자나라치킨공주 운영사인 리치빔은 지난 9월 매각 시도가 무산된 뒤 다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피자나라치킨공주는 2000년 설립한 이후 가성비 있는 가격과 품질로 24년간 이어져왔고 가맹점은 500호점이 넘는 브랜드다.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을 갖고 있는 기업 노랑푸드도 이달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한다. 노랑푸드 실소유자인 코스톤아시아, 큐캐피탈파트너스는 노랑푸드 매각 자문사로 삼정KPMG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랑통닭 매장은 약 750개에 달한다.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도 상반기부터 복수의 전략적 투자자(SI) 및 재무적 투자자(FI)에게 경영권매각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구조 및 구체적인 조건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회사 측이 원하는 기업가치는 3000억원대로 전해진다. 현재 외식업계는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진단과 다른 업종에 비해서 단단히 버티고 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5.6을 기록했다. 2023년 2분기 83.26에서 9%포인트(P) 하락했다. 외식산업경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밑이면 매출이 감소한 곳이 증가한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동시에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 발표에 따르면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3억원 이상인 브랜드 비중은 36.8%로 2021년 대비 9.6%p 증가했다. 외식 경기 불황에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은 외형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가 부진한 것이 사실이지만, 2021~2022년과 달리 올해는 국내 식음료 기업 관련 PEF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도 외식업 가맹점 평균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내년에는 더 많은 F&B 프랜차이즈 M&A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