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비사업 활성화에도 공사비 갈등 여전

서울 핵심 지역도 유찰, 조합 측 조건 변경 必

2025-11-26     김승현 기자
정비사업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재개발·재건축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서울 핵심 지역에서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은 여전한 모양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핵심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주택재건축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을 넘었다. 이곳은 지난 4월과 6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아 유찰된 곳이다. 지난 8월 조건을 수정한 세 번째 입찰 공고 끝에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SK에코플랜트가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조합은 3.3㎡당 공사비 980만원을 제시했고 건설사 입찰을 유도하고자 시공권·유치권 포기 각서 조항도 삭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반포2차아파트는 건설사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한 결과 2차례 유찰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하 4층~지상 49층 12개 동 공동주택 2056가구로 공사비 1조2831억원 규모 재건축 사업에 현대건설만 단독 참여해 모두 유찰된 것이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는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해야 한다. 다만 2회 이상 입찰이 유찰될 때만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수 있다. 조합 측은 오는 12월 1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한 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건설사가 참여의사조차 보이지 않은 몇몇 단지는 공사비를 올렸다.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21일 3.3㎡당 공사비 기존 846만원에서 858만원으로 인상했다. 지난 14일 현장설명회에 건설사 여러 곳이 참석했지만,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공사비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조합이 공사비를 인상하는 등 조건을 바꿔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주요 사업장 역시 공사비 문제로 삐걱거리는 실정”이라며 “공사비 고공행진이 고착화하는 만큼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실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린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비롯해 공사비 갈등을 겪은 단지는 한 두 곳이 아니다. 성북구 장위동 장위 4구역 현장에는 공사중단을 예고하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으며 방화 6구역은 서울시가 파견한 코디네이터마저 조정에 실패해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러 단지에서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됐는데 입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조합 측이 제시한 기본 안(공사비)은 충분치 않고 이를 협상하는 과정도 수월하지 않기에 추후 공사비를 유동적으로 조정(인상 등)할 방안 등이 담겨야 건설사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