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지친 기업…기업심리지수 '뚝'
전 산업 CBSI 0.6포인트 하락한 91.5
2025-11-27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대외여건의 변수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두 달 만에 다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1.5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로,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전 산업 CBSI는 지난 7월(95.1), 8월(92.5), 9월(91.2) 3개월 연속 하락하다 10월(92.1) 넉 달 만에 소폭 개선됐지만 이달 들어 다시 내렸다.
제조업 CBSI는 전월보다 2.0포인트 하락한 90.6으로 집계됐다. 제품재고(-1.1포인트), 자금사정(-0.8포인트) 등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지난해 10월(90.5)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폭도 지난 8월(-2.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 중 전자·영상·통신장비는 휴대전화 부품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자금사정BSI가 11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는 일부 부품업체 파업으로 자금사정BSI가 9포인트, 생산BSI가 10포인트 내렸으며, 화학물질·제품(자금사정 -6포인트, 업황 -6포인트)도 대내외 수요 감소, 중국업체와의 경쟁 심화 여파에 심리가 나빠졌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반도체는 종류별로 업종 내 차별화가 계속되고 있고 휴대전화 부품 생산업체의 수출 감소 우려도 커졌다"며 "자동차 역시 부품업체 파업과 생산 감소, 경쟁 심화 등 영향으로 심리가 악화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이어 "트럼프 당선 영향이 완전히 반영됐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선 이후 불확실성과 수출 둔화 우려 등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등 업종에서 (트럼프의) 통상 정책이 현실화하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한 기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CBSI는 반대로 채산성(+1.0포인트)과 매출(+0.3포인트)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0.4포인트 오른 92.1로 집계됐다.
운수창고업(채산성 -7포인트, 업황 -4포인트)이 부진했으나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자금사정 +8포인트, 매출+5포인트)과 전기, 가스, 증기(채산성 +12포인트) 등은 개선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전국 352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업체는 3326개이며 제조업이 1869개, 비제조업이 1457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