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복합위기에도…산업계, 신사업·설비 투자 '잰걸음'
내년 설비투자, 삼성전자 35조·SK하이닉스 19조
현대차,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 대규모 투자
LG디스플레이, 베트남에 5년간 1.4조 투입
2025-11-27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산업계가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복합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신사업·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불황이 지속됨에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시대를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35조원 규모의 메모리 설비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설비투자에 19조원 가량 투자에 나설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대부분의 투자가 D램 공정 전환 투자 및 HBM 생산능력 증설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반적으로 감산 기조와 투자 축소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서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레거시(구형) D램 비중을 낮추고 선단 공정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강조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최선단 공정 D램(10나노 5세대·1b) 비중은 20~30%, 10나노 4세대(1a)는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내년에 양산이 시작되는 10나노 6세대(1c) D램 비중을 감안하면 전체의 약 70%가 고성능 D램인 셈이다.
현대자동차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수소,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퍼스트무버' 지위를 굳힐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해 '현대 웨이' 실행한다. 현대 웨이는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에너지 모빌라이저 등 등 3가지 상세 전략을 골자로 한다.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 실행에 전체 투자액의 77%에 달하는 92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전동화 전환기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차세대 하이브리드·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모델 개발, 그리고 배터리 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전략에는 22조10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환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에는 5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LG디스플레이는 베트남 생산 시설에 1조40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LG디스플레이의 베트남 총 투자액은 56억5000만달러(약 7조8761억원)로 증가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하이퐁시 당국은 LG디스플레이가 향후 5년간 투자액을 10억달러(약 1조3940억원) 늘릴 수 있는 허가를 전날 받았다고 밝혔다. 10억달러는 LG디스플레이의 베트남 OLED 모듈 공장 운영을 위한 기본 경상 투자비에 해당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는 OLED 모듈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까지 추진해온 사업구조 고도화와 OLED 사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