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도 미달 속출… 고분양가 논란

대출규제 발목 잡힌 실수요자 구매 난항

2025-11-27     김승현 기자
고분양가와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대출규제에 발목 잡힌 실수요자가 고분양가 아파트 청약을 포기하며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미달이 속출하는 모양새다.

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3분기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은 54.5%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64.2%) 대비 9.7%p 떨어진 수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83.5%)과 비교하면 29%p 급락했다. 초기분양률이란 분양 시작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민간아파트 총분양 가구 수 대비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 비율을 말한다. 지난 2023년 전국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1분기 49.5% △2분기 71.6% △3분기 83.5% △4분기 86.3%까지 올랐다. 올해 들어선 △1분기 78% △2분기 64.2% △3분기 54.5%로 지난 2023년 1분기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초기분양률도 직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집값이 치솟으며 초기분양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던 서울은 2022년 하반기부터 고금리 및 경기침체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고 이번 3분기 71.6%를 기록했다. 수도권 역시 2020년 이후 90~100%를 유지했지만, 이번 3분기 70%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7%p 줄어든 수치다. 이지현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그간 수도권 핵심 지역 및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이어졌지만, 강력한 대출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됐고 거래량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가장 높은 분양가로 공급됐던 노원구 월계동 일원 ‘서울원 아이파크’에서도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나왔다. 59~84㎡ 중소형 전용면적 경쟁률은 비교적 높았지만, 105㎡ 이상 중대형 전용면적은 16개 중 8개 주택형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수도권에서도 미달 사례가 속출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일 청약에 나선 ‘광명 유승한내들 라포레’는 371가구 모집에 326건만 접수돼 경쟁률 0.87대 1을 기록했다. ‘이천 중리지구 A-2BL 신안인스빌 퍼스티지’는 451가구 모집에 203건만 접수됐고 ‘평택 브레인시티 한신더휴’는 887가구 모집에 440건만 접수돼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여전한 가운데 목돈을 마련하기 힘든 서민들이 높은 분양가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원 아이파크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는 3825만5000원이다. 84㎡ 최고 분양가는 14억14000만원으로 이는 지난 7월 거래된 인근 장위동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84㎡(12억1100만원)보다 2억원 가량 높았다. 105~170㎡주택형 분양가는 16억원에서 31억6400만원 사이로 노도강을 제외한 서울 중심 지역도 노려볼만한 금액이다. 박원갑 KB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 미달의 주요 원인은 높은 분양가에 대한 우려”라며 “중대형에 대한 구매자 수요도 크지 않은데 이 정도 금액이면 마포나 용산 및 성동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수도권 분양 시장은 기본적으로 주택 공급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 청약자들이 모일 것”이라며 “다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게 어렵다면 청약자 옥석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며 미분양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