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4대그룹, 기업가치제고·주주환원 특명

삼성·SK·현대차·LG 밸류업 전략 잇따라 주주환원책‧미래 먹거리 투자 강화 기조

2025-11-27     김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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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4대 그룹을 중심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호실적 기업을 중심으로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 재계 전반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날 현대자동차는 주주환원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을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주식은 총발행주식의 1.7%로, 취득 예정 금액은 1조원이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도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2033년까지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도 제시했다. 지난 22일에는 ㈜LG를 포함한 LG그룹 계열사 7곳이 밸류업 계획을 동시에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다. LG화학,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등이 줄줄이 관련 공시를 냈다. 그룹 내 계열사들이 일제히 밸류업 공시에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다. LG전자의 경우 지난달 22일 선제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했다. LG전자의 밸류업 계획의 골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사업 추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책 등이다. 중장기 사업 전략의 핵심은 '2030 미래비전'으로 정리된다. 2030년까지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7%·영업이익률 7%·기업가치 7배)을 이뤄내고 매출액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또 2027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투자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최소 배당금은 1000원으로 설정했고 반기배당도 지속하기로 했다. 지주사인 ㈜LG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또 배당성향을 기존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하고, 기존에 연 1회 지급하던 배당금도 내년부터 연 2회 지급하기로 했다. 주주환원 강화가 밸류업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SK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계획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7년 만에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을 알렸다. 해당 발표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10조원 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 사들여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이다. 삼성전자는 "나머지 7조원어치 자사주에 대해서는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 결의 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SK㈜도 지난달 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금융권을 제외한 지주사 중 최초다. SK㈜ 밸류업의 핵심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다. SK㈜는 경영실적이나 경상 배당수입의 변동과 상관 없이 주당 최소 배당금을 5000원(보통주 기준)으로 설정해 배당금의 안정성을 보장했다. 연간 약 2800억원 규모의 최소 배당을 약속한 셈이다. 아울러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본원적 경쟁력 강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세계 1위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