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강남·용산은 고분양가에도 “잘 나가네”

지역 특성 맞춘 공급 확대 및 비수도권 재정 지원 촉진 필요

2025-11-27     최한결 기자
남산에서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정책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강남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단지들은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분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이어지며 이들 지역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수도권에서 분양된 분양가 상한제 적용 25개 단지는 63만750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60.36대 1을 기록해 비적용 단지(6.79대 1)의 10배에 달했다. 특히 서울 강남권 분상제 단지가 서울 평균 경쟁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307가구에 8만248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68.7대 1을 기록했으며 84㎡ D타입은 313.6대 1, 59㎡ A타입은 591.2대 1로 경쟁이 치열했다. 송파구 역대 최고 분양가에도 시세 차익 기대감으로 청약이 집중됐다.  청약 열기는 강남 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는 250가구 모집에 4만988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63.95대 1을 기록했고 광진구 강변역센트럴아이파크는 45가구 모집에 2만2235명이 몰려 경쟁률 494.11대 1을 보였다. 이 지역들의 청약 경쟁률 상승 원인은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입지적 특성과 시세 차익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881만 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문제는 이들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선 고분양가로 인한 소비자 외면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급격히 꺾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최근 4개월 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7월 9098건에서 △10월 2604건으로 줄었다. 이는 대출규제와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매수·매도자들이 관망세에 들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지난 9월까지 0.46% 하락했으며 △대구(-2.03%) △광주(-1.9%) △세종(-1.7%) 등이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교수는 "신규 아파트의 분양 성패는 입지와 가격 상승 가능성에 따라 달라지며 강남 3구와 용산 등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반면 다른 지역들은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아 시장 양극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지 조건이 좋지 않거나 가격 상승 여력이 부족한 단지들은 투자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낮은 투자 수익률로 인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비수도권에 재정 지원과 인프라 개발을 촉진해 중저가 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