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절벽에 실수요자 비명… 하반기만 주담대 가산금리 26번 올라
신한은행 8회로 가장 많은 가산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 기조 동조” 김병환 금융위원장 “기준금리 인하 불구, 해당 내용 반영 지연” 지적
2025-11-27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실수요자들이 대출절벽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30회에 육박하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가산금리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에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가 예정된 것을 고려하면 은행권 대출 실행은 서민들에게 갈수록 요원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지난 7월 이후 이날 현재까지 가산금리 인상 또는 우대금리 인하로 금리를 사실상 인상한 횟수가 총 26회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8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7회), KB국민(6회), 농협(3회), 하나(2회) 등 순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 대출 금리가 역주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지속 강조했지만 대출금리 인상이 과도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내용을 인식, 대출 가산금리 인상 위주 정책을 지적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지난 2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금융당국이 대출금리를 올리라고 하거나 그런 방향으로 유도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다만 기준금리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대출금리를 내리는 게 조금 반영이 덜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 부분은 금융당국이 은행들과 얘기를 하면서 기준금리의 인하 효과가 좀 빨리 반영되도록 점검하고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 조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시간을 달라며 금융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방송에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가계대출 관리를 하면서 일부 은행에서 한도를 조금 더 타이트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가계부채 관리 여건이 조금 더 나아지면 이런 부분도 자연스럽게 원위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대금리차(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차감한 값)는 더 확대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3%P였다. 전월 대비 0.08%p 확대됐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가장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NH농협은행 측은 ”주로 1~3개월 초단기 정기예금으로 예치되는 정부정책자금을 취급한다“며 ”수신금리가 낮아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예대금리차 확대로 은행들이 ‘이자장사’만 치중한다는 비판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5대 은행 누적 당기순익은 12조68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7% 늘어났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이익이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성과급에 강성한 모습을 보이는 노조는 이런 비판에 기름을 붓고 있다. 현재 은행권 노조는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을 고려에 그에 걸맞는 성과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성과급을 기본급의 200~300% 수준으로 조정한바 있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동결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금융노조는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직원의 평균 급여와 복리후생비가 1억원에 육박해 성과급을 지난해 수준으로 맞추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서민의 이자 부담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8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달러환율 급등과 트럼프 2기 행정부 탄생에 따른 한국 경제 성장 둔화가 이유다. 특히 1400원대를 넘나드는 원달러환율의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가장 큰 요소다. 26일 1395.8원(주간종가)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소폭하락했지만, 지난 12일 1410원(1409.9원)에 육박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탄생 이후 환율 고공행진은 지속되고 있어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환율이 1400원 전후로 높아지는 등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무역정책 변화가 우리나라 경제 성장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올해 3분기 19조원 이상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확인도 필요하다”며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