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추도식 '굴욕'…尹 정부 외교 무능 질타
국회 외통위서 野 "대통령실은 빠지고 꼬리 자르기냐" 與조차 "日선의 기댄 외교"…조태열 "사퇴 포함 책임 질 것"
2025-11-28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굴욕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무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야권은 굴욕적인 한·일 밀착외교의 책임을 두고 용산 대통령실을 겨냥했다.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긴급 현안질의가 열렸다. 야권은 사도광산 추도식 참사를 야기한 정부의 외교적 무능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도광산 관련) 대통령실에 보고된 일정, 자료 그리고 누가 대면해서 보고됐는지 자료를 요청했다"며 "(외교부에서는) 단 한 장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에 보고된 자료를 하나도 제출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도광산 참사를) 일방적으로 '대통령실이 주도했다'라는 심정을 가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일 관계가 개선이 먼저고, 역사적으로 청산해야 할 사안에 대해 물고 늘어지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결정한 사람은 대통령실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준형 국민혁신당 의원은 "대통령실이 (뒤로 빠지고)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며 "(조태열 장관이) 큰 꼬리로 희생이 될 것 같다. 참혹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배후에 있는 대통령실 의도가 매우 불쾌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통령실은 한·일 밀착외교 기조를 강조해왔다. 지난 8월 15일 윤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서 한일 과거사 문제가 전혀 언급이 없었던 것을 두고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여당에서도 정부의 외교적 무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4일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의 내빈 인사말을 두고 "이게 추도사냐, 진심이 담겼냐"며 "진심 어린 사과는 (없고) 역사해석 설명서다. 반성이나 사죄나 유감이 있어야 된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정부가) 일본에 선의에만 기댔고, 협상을 위한 협상 그리고 끝내기 위한 협상에만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실무선에서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 대사관 외교가 너무 주변외교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말한 어떠한 책임이라는 것은 (장관)직에 대한 책임이냐"며 "(장관)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힐 뜻은 없냐"고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 속에 (장관 사퇴) 포함한다"며 "(대통령이) 판단해서 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정부의 늑장 대응 지적에 대해 조 장관은 "늑장 대응이라고 보기보다 끝까지 (일본과) 합의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바람에 마지막 순간까지 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