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 청와대 앞에서 밤샘 시위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항의 위한 KBS 방문에서 촉발
김 국장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비하면 300명 많은 것 아냐”

2015-05-09     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이선율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새벽 3시 50분경부터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밤을 세워가면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족들의 청와대 앞 밤샘 시위는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에 격분해 전날 이뤄진 KBS 항의 방문에서 시작됐다.지난달 말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유족 120여명은 8일 오후 9시께 경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경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유족들은 분향소에서 가지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김시곤 KBS 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하지만 현장에는 경찰력 700명이 배치돼 이를 저지시켰다.유족들은 김 보도국장 발언에 대한 KBS 길환영 사장의 공개사과와 사과 내용 방송, 보도국장 파면 등을 요구했으나 길 사장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대신 임창건 보도본부장 등 일부 간부가 면담에 응했다. 임 본부장은 "보도책임자인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경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경찰과 밤새 대치했고, 현재까지도 청와대 입구 근처에서 연좌시위를 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들의 KBS 항의 방문과 관련해 KBS 측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발언은 한달에 교통사고로만 500명이 사망하는데 그동안 이런 문제에 둔감했는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야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