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구속…1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증거 인멸 염려” 법원 구속영장 발부

2025-11-29     이선민 기자
홍원식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100억원대 횡령·배임과 허위 광고 등 혐의로 구속됐다.

홍 전 회장 측에서는 29일 “현재 구속 상태이며, 이와 관련해 별다른 말씀을 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홍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납품업체들로부터 거래 대가로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는 전 남양유업 연구소장 박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을 운영하면서 납품업체들로부터 거래 대가로 수십억 원을 수수하고, 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거래 중간에 불필요하게 끼워 넣어 회사에 100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 납품업체 대표를 회사 감사로 임명해 급여를 되돌려 받거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2021년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에도 연루됐다고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데 관여하고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가 담긴 휴대전화를 ‘한강에 버리라’고 지시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있다. 홍 전 회장은 2021년 불가리스 논란으로 남양유업이 소비자 불매 운동과 경찰 수사 등에 직면하자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지분 53%를 한앤컴퍼니에 팔기로 했다가 이를 번복했으나, 올해 1월 계약대로 주식을 매도하라는 대법원판결에 따라 결국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홍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으나, 홍 전 회장은 한상원 한앤코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남양유업 측은 홍 전회장에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는 등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남양유업이 홍 전 회장을 횡령 등으로 고소한 금액은 201억원이다. 한편, 남양유업 측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