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뛰어들어 실종 치매 노인 구조…광주 경찰의 투철한 사명감

치매 노인 실종 신고 2시간 만에 발견 윤희준·김영종 경위, 지역 주민 협조로 하천에서 구조

2025-11-29     손봉선 기자
 광주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의 한 경찰관들이 추위 속 실종된 치매 노인을 물속에서 구조하며 생명을 구했다. 이들은 지역 주민들의 협조를 통해 신속히 수색 범위를 좁혀 짧은 시간 안에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6시 38분, 광주 북부경찰서 석곡파출소는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가 전날 밤 외출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는 한 남성의 다급한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자는 광주 북구의 한 농촌 마을에 거주하고 있었다. 사건 발생 지역은 무등산 자락 제4수원지 하류에 인접한 외진 곳으로,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실종자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석곡파출소 윤희준·김영종 경위는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들은 인근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실종자의 평소 행동 패턴에 대한 탐문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결과, 실종자 A씨(70)는 치매 증상으로 인해 종종 새벽 시간대에 민물 새우를 잡으러 하천을 찾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경찰은 석곡천 인근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기로 결정했다. 수색에 투입된 윤 경위와 김 경위는 오전 8시 40분경 석곡천의 한 지점에서 물속에 허리까지 잠긴 채로 움직임이 없는 A씨를 발견했다. 두 경위는 지체 없이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들어 A씨를 구조했다. 이후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시행하며 실종자의 저체온증 증상을 완화했다. A씨는 구조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건강을 회복해 가족들과 재회했다. A씨의 아들은 "추운 날씨에 신속히 수색에 나서주신 경찰분들 덕분에 아버지를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구조 작업을 마친 윤희준 경위는 "어르신을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릴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마을 주민들의 빠른 협조가 없었다면 어려운 수색이었을 것이다. 실종 사건은 주변의 작은 관심과 신고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추위 속 치매 환자나 고령자 실종이 잦아지는 겨울철을 맞아 가족과 지역사회가 경각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치매 환자 관리 앱 활용 및 GPS 기기 지급 등 실종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대비책도 제안했다. 이번 구조는 지역사회와 경찰의 협력이 치매 노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모범 사례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