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습기살균제 피해 추가분담금 산정 부당”
2025-11-29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애경산업이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추가 분담금 부과 처분에 반발해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29일 애경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을 상대로 낸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추가 분담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107억4548만원의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추가 분담금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며 “평등의 원칙 내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 재량권 행사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법의 시행령상 ‘분담금의 공동납부’ 조항을 들어 애경산업과 SK케미칼 간 추가 분담금 비율을 2대 1로 산정한 것이 정부의 재량권을 벗어나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시행령은 “복수의 사업자가 공동으로 부담금을 납부하는 경우 판매단가의 비율에 따라 분담금을 납부하되, 판매단가 비율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가습기살균제를 공급받은 사업자와 가습기살균제를 공급한 사업자 간 판매단가 비율을 2대1로 산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정부가 추가 분담금을 산정하는 데 있어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사이 분담 비율을 시행령 기준을 준수해 적법하게 산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추가 분담금을 부과·징수하게 한 법률 조항에 위헌성이 있다며 애경산업이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은 각하했다. 앞서 환경부는 2017년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법이 제정됨에 따라 옥시, 애경산업, SK케미칼 등 18개 사업자에게 총 1250억원 규모의 분담금을 부과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분담금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생활비나 의료비 지원 등에 쓰인다. 이후 분담금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2월 정부는 23개 사업자에게 분담금을 다시 부과했다. 애경에게 부과된 금액은 107억4548만원이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5월 특별법에 분담금 총액과 횟수를 특정하지 않은 건 부당하다며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