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가을옷 장사 일찍 접었는데”…백화점업계, 날씨 변수 만나

이상기온 지속과 소비침체가 더해져 겨울옷 판매 ↓ 올해 겨울 백화점 세일 기간 패션매출 5~10% 감소

2025-12-03     강소슬 기자
백화점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백화점업계가 대대적으로 겨울옷 판매에 사활을 걸었지만, 최근 평년보다 올해 겨울 따듯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4분기도 부진한 실적이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업계는 연중 최대 규모로 올해 마지막 겨울 정기 세일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첫눈이 오며 기온이 떨어지긴 했지만 체감 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떨어진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온화한 날이 지속되고 있어 겨울옷 판매가 부진하다. 국내 주요 백화점의 올겨울 정기세일 기간 패션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 정기 세일은 백화점업계가 재킷, 패딩 등 판매 단가가 높은 겨울옷을 내세워 세일을 진행하지만, 따듯한 날씨가 이어지며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업계는 11월 중하순에 겨울옷 판매에 사활을 건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추위가 올 것이라는 예고에 역대급 물량을 준비한 만큼 따듯한 날이 지속되면 재고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9월까지 폭염이 이어졌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9월 폭염은 처음이다. 10월까지 무더위는 지속되고 11월에도 서울 낮 기온은 25도까지 치솟았다. 가을이 사라지자 백화점업계는 트렌치코트 등 간절기 의류 판매를 일찍 접을 수밖에 없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가을 겨울옷은 10월부터 쭉 매출이 증가하는데 올해는 따듯한 날씨가 지속되며 매출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패딩과 코트보다는 니트와 카디건 등의 판매가 높은 편”이라 전했다. 날씨뿐 아니라 소비심리도 위축된 것도 겨울옷 판매가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경기가 악화하면 가장 먼저 의류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경기변동에 대한 영향이 적은 내구소비재와 달리 의류는 1년 이내에 소모되는 비내구소비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11월 소비지출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 항목 가운데 의류비는 97로 나타났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씀씀이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옷과 난방용품 등 올해는 겨울 특수제품 판매가 특히 부진하다”며 “이상 기온 현상으로 기후 예측이 점차 힘들어지는 상황이라 재고품이 싸이는 등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