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픈손가락’ 삼성 파운드리, TSMC 맹추격 나선다
이재용 “파운드리 설계 분사 관심없다”…사업 확장 의지 강해 TSMC점유율 격차 좁히기 위해 대형 고객사 수주 절실
2025-12-03 안종열 기자
매일일보 = 안종열 기자 |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강자’ 대만 TSMS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고객사 확보가 중요한 파운드리 사령탑에 글로벌 고객 관리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내정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최대 5조원)를 하회하는 수치다.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와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 등 악재로 실적이 둔화됐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은 약 1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 파운드리 강자 대만 TSMC와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TSMC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64%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2%P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1%P 감소한 13%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계절적 수요가 예상 보다 부진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대형 고객사 확보 등 과제 해결에 실패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의미 있는 수주를 통해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파운드리 사업은 미국의 보조금을 기대하거나 빅테크 기업들이 먼저 손을 내밀 지 않는 한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도 이를 인지하고 적임자를 사령탑에 앉히는 등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최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한진만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파운드리 수장으로 임명했다. 한 사장은 비즈니스 감각과 글로벌 고객관리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큰 손'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 내에 사장급 CTO 보직도 신설하며 기술 경쟁력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같은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파운드리 사업 확장 의지를 다시금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9년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 점유율은 우하향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부는 매년 적자행진을 걷고 있어 분사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 회장은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 분사하는 데는 관심 없다”며 분사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