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 지각변동 온다… OK 상상인 사들이면 1위 도약

OK금융, 상상인저축은행 실사 중 관건은 매각가 “양측 시각차 여전”

2025-12-03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돌입하면서 저축은행업권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해당 인수합병(M&A)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OK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업권 1위(자산 기준)로 올라서게 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실사를 돌입 중이다. 실사 이후 가격 협상에 성공한다면 인수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해당 기업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실사 단계에 있는 와중으로 인수 성패는 실사가 마무리된 후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OK저축은행 자산은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을 넘어서게 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OK저축은행 자산은 13조3200억원인데 상상인저축은행 자산 2조5000억원을 더하면 13조8800억원인 SBI저축은행보다 많아진다. 영업망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재 OK저축은행은 서울·충청·전라 3권역의 영업권을 가지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인천지역이 영업권이다. 저축은행업권 특성상 영업권은 매우 중요하다. 모바일금융이 발전하면서 과거와 달리 지역별 영업망 경계가 희석됐지만 ‘관계형 금융’을 지향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많은 영업권 확보가 중요하다. 금융당국도 관계형 금융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지역권별 서민금융 확대를 주문하는 중이다. 서울지역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M&A를 추진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라며 “표면적으로도 지역 영업망 확대와 업계 자산 1위 등 추진 이유가 많다”라고 언급했다. 해당 M&A의 관건은 ‘매각가’다. 현재 OK금융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간의 매각가는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OK저축은행 측은 자본금을 중심으로 1년 전 우리금융지주가 제시했던 2000억원 이내의 매각가를 원하는 반면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최소 3000억원 후반대의 매각가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 측이 매각가를 낮춘 이유는 부실여신비율(NPL) 또한 한몫을 한다. 올해 3분기 말 상상인저축은행 NPL 비율은 22.27%다. 전년 동기 13.29% 대비 8.98%P 상승했다. 해당 비율은 약 1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작년 3분기 13% 초반이었던 상상인저축은행 NPL비율은 작년 4분기 15.05%, 올해 1분기 24.27%, 2분기 20.26%를 기록해 악화했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40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지난해 6월 말 2879억원이었던 해당 여신 규모는 ▲작년 3분기 3374억원 ▲작년 4분기 3594억원 ▲올해 1분기 5360억원 ▲올해 2분기 4073억원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주주가 징계를 받으면서 지분매각 명령을 받은 상상인 저축은행 M&A에 대해 일각에서는인수를 원하는 OK금융그룹 손에 달린 상황이라고 본다”라며 “상상인저축은행은 NPL 등 부실채권이라는 약점과 함께 자기자본금 외 이익 잉여금이 누적된 장점도 있어서 매각가격 산정을 놓고 양측이 치열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K금융그룹이 내년 상반기에 상상인저축은행을 품을 경우 약 5년 만에 저축은행 M&A가 이뤄진다. 가장 최근 성사된 저축은행 M&A는 2020년 말 우리금융지주가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한 사례다. 그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M&A 흑역사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저축은행 M&A는 업황 어려움 등을 이유로 매물이 등장하더라도 나오지 않았다. 최근에도 매물로 꾸준히 거론됐던 한화저축은행을 모그룹 내 대주주 변경만 이뤄질 정도였다, 한화저축은행은 업권에서 보기 드물게 흑자가 나던 곳이었다. 금융당국도 해당 현황을 고려해 규제 완화를 실시·검토해 왔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수도권 저축은행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완화를 검토하는 등 M&A 활성화를 위한 고심을 해왔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흑자를 보이던 한화저축은행마저 모그룹 내 대주주 변경만 이뤄졌을 정도로 저축은행 M&A는 사실상 이뤄지기 힘든 구조가 이어져 왔고, 상상인저축은행 역시 우리금융지주가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라며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한다면 5년간 이어졌던 M&A 흑역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