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역마진·영업위축’ 위기의 생보사
세제개편에 즉시연금 판매도 급감...구조조정 가속
2015-05-11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세제개편에 따른 영업 위축과 저금리 지속에 따른 역마진으로 생명보험사들의 수익성 저하가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11일 금융감독원과 생보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올 1월 한 달간 신계약 실적은 전년 동기 38조9049억원에 비해 7조7787억원(20%) 줄어든 31조12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계약 실적은 전년대비 3% 감소한 282조7875억원이다. 신계약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3년만으로, 이는 생보사들이 얻을 수 있는 수입보험료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실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생보사들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나 줄었다. 신규 판매를 통한 수익인 초회보험료가 51.8%(10조8740억원)나 줄면서 수입보험료 규모도 8.2%(6조9011억원) 떨어진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지난 2012년 이뤄진 세제개편으로 2억원 초과시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면서 즉시연금 상품의 인기가 사그라든 것도 생보사의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분기 대형 3개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 수입보험료 역시 전년동기대비 78.7% 감소했다.이에 더해 자산운용부문의 이자율차 역마진 문제는 생보사의 위기에 가장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5%로 보험료 적립금의 평균이자율인 5.17%에 못 미치면서 0.67%포인트의 역마진이 발생했다. 보장성보험의 판매부진으로 저축성보험의 계약 고객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저금리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생보사들은 외환위기 이후부터 2000년 사이 연 6.5%대 고금리 상품을 확정이율 계약으로 판매했다. 이런 상품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적립금의 27.9%(110조7000억원)를 차지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해약률도 높지 않아 보험부담금리는 당분간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반면 손해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0%로 적립금 평균이자율(4.0%)과 같은 수준을 유지해 이자율차 손익은 균형을 이뤘다. 금리확정형 상품의 비율이 9.1%(9조3500억원)에 불과해 저금리에 따른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은데다가 상품 구조가 생보사에 비해 다양하기 때문이다.한편 이처럼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자 생보업계에서는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의 칼바람도 이어지고 있다.한국은행의 ‘주요 금융기관 점포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영업점은 전년보다 200개나 급감한 3951개까지 줄어들었다.여기에 최근 교보생명은 오는 7월까지 희망퇴직 등을 통해 전체 직원의 15%에 달하는 700명가량을 줄여 인력구조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보생명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건 12년 만이다.업계 1위인 삼성생명 역시 전체 인력의 15%에 달하는 본사 인력 1000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미 지난달 16일까지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300명의 인원 감축을 마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