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핵심 측근 탤런트 전양자 씨 검찰 조사

2015-05-11     이춘만 기자

[매일일보 이춘만 기자]  유병언(73)전 세모그룹 회장의 핵심 측근이자 국제영상 대표인 전양자(72,여 본명 김경숙)씨가 피조사자 신분으로 인천지검에 출석해 10시간여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11일 오전 0시 50분께 귀가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10일 오후 2시 38분께 유병언(73)전 세모그룹 회장(현 청해진해운 회장)의 측근이자 국제영상 대표인 탤런트 전양자(72.여)씨를 소환해 10시간가량 강도 높게 조사했다.

전 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유 전 회장의 핵심 계열사인 국제영상과 노른자쇼핑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 전 희장의 최 측근이다.

노란색 중절모와 선글라스를 쓴 채 인천지검에 출두한 전 씨는 검찰 출석 전 인천지검 청사 앞에서 유 전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기서 말하지 않겠다. 검찰 조사에서 모두 대답할 거니까 좀 기다려 달라”고 말한 뒤, 유 전 회장에게 경영지시를 받은 사실과 횡령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이후 10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마친 전 씨는 “쉬면서 하느라 조사가 길어졌다”며 검찰의 요구대로 성실히 답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전씨는 피조사자 신분으로 소환됐다”며“조사 상황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전 씨를 상대로 금수원 및 구원파 소속 교회 등이 유 전 회장 일가와 수상한 자금 거래를 하고 유 씨 일가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보유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여론의 시선은 차갑다. 전양자 본인이 유 전회장의 비리사건과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사건은 지난달 16일 수많은 탑승객을 차디찬 바다 속에서 죽게 만든 세월호 침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이다.
 

청해진해운 소속인 세월호는 선사의 부실한 안전관리와 각종 비리로 얼룩져, 수많은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 이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가 유 전 회장이고, 그가 속한 구원파 또한 비난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991년 오대양사건 당시 구원파 핵심신도로 지목돼 논란이 됐던 전 씨는 올해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도 맡아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이사와 함께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의 핵심 경영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양자의 태도는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마치 나들이패션을 연상케 하는 금빛의상에 선글라스, 활짝 웃는 전양자의 모습은 검찰조사를 위해 출석하는 피조사인의 태도로 보기에는 매우 파격적이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유 전 회장이 2010년께 국제영상 지분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과대평가해 계열사들에 넘겼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차액을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11일 유 전 회장의 형 병일씨와 온지구 대표인 채규정(68) 전 전북 행정부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검찰은 병일씨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250만원 상당을 받은 사실을 최근 확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2008년부터 온지구 대표를 맡은 채 전 부지사가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유 전 회장 일가에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채 전 부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2001년 전북 행정부지사와 2002년∼2006년 익산 시장을 지냈다. 육군사관학교 25기 출신이다.

인천=이춘만 기자 lcm9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