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계엄이었나… 가슴쓸어내린 국민

밤 지새우며 뉴스 검색… 일부는 국회 찾아 시민단체들 "비정상적" "계엄 준하는 상황 맞나?"

2025-12-04     이혜경 기자

매일일보 = 이혜경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갑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가운데 가슴을 쓸어내린 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은 잇따른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25분께 긴급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로 마무리됐지만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기까지 시민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같은 상황을 시민들은 뉴스와 SNS를 통해 알았다. 행안부가 계엄령과 관련한 주무부처로서 대응하느라 긴급재난문자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연신 휴대전화로 뉴스를 찾아보면서도 “지금이 2024년 맞냐”며 “계엄선포는 역사책에서만 보던 일이다”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는 비상계엄·국회진입·반국가세력 같은 계엄과 관련된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를 차지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네이버 카페 접속에 장애가 생기고 계엄 관련 용어가 노출되지 않았다. 이에 네이버는 트래픽 급증으로 인해 장애가 발생했다고 설명하면서 불안감을 오히려 고조시켰다.  일부 시민들은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계엄군의 진입에 반발했다. 이를 경찰들이 막아 세우면서 일부 몸싸움이 있었지만 심각한 폭행 상황까지는 벌어지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국회로 나왔다는 A 씨는 “시민들이 타고 온 차들이 늘어서서 바리게이트를 치고 있었다”며 “나온 시민들 중 학생들도 많이 보여서 놀랐다”고 말했다. 뉴스를 보고 차를 타고 왔다는 직장인 B 씨는 “5·18 당시 광주를 떠올리면 시민의 힘이 필요할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직장인 C 씨는 “계엄령 선포 뉴스를 보고 현장을 두 눈으로 지켜보고 싶어 바로 국회로 나왔다”며 “계엄이 해제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왜 계엄이 내려졌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국회의 계엄 해제안 요구에도 3시간 이상 침묵을 지키던 윤 대통령은 결국 4일 오전 4시27분께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국회 내에 있던 군인들은 별다른 물리적 충돌 없이 철수했고 시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후 각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 교수회는 긴급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어 헌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을 신속히 종식하기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금의 상황이 헌법이 말하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인지 말로서 대통령을 반박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에 위배되는 권한 행사”라며 “비상계엄 선포 사유로 설명한 국회의 탄핵소추 등은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안 된다는 점이 헌법과 법률 해석상 명백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