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준비된 계엄령?…軍, 11월부터 준비 정황 드러나
방첩사 계엄 전 '계엄선포'·'합동수사기구' 등 법령체계 및 쟁점 집중 검토 박범계 "10월 평양 무인기 사건, 김용현 지시 따른 것 확인"
2024-12-08 이현민 기자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내란 사태가 정치권을 뒤엎은 가운데 군이 11월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정보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보에 따르면 방첩사는 최소 11월 30일 전에 '계엄사-합수본 운영 참고자료'를 만들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보고했다고 한다"며 "언론을 통해 계엄 사실을 알았다는 여 전 사령관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계엄선포', '계엄사령관·계엄사령부', '합동수사기구', '기타 고려사항'(계엄, 통합방위 동시 발령 시) 등 4가지 주제를 배경으로 법령 체계와 주요 쟁점 사항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의원은 "'계엄사-합수본 운영 참고자료'는 방첩사가 사전에 계엄을 철저히 준비했다는 증거"라며 "해당 참고자료가 계엄 전 최소 일주일 전에 작성돼 여인형 전 방첩 사령관에게 보고됐다는 점에서 언론보도를 보고 계엄 사실을 알았다는 여 전 사령관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는 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비상계엄 선포 일주일 전 김 전 장관이 북한 오물풍선을 빌미로 국지전을 야기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군사분계선(MDL) 북쪽 지역을 선제적으로 공격해 무력 충돌이 진행되고 이를 계기로 계엄령을 선포하려 했다는 구상이다. 이 의원은 "김 전 장관이 지난주부터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북에서 오물풍선이 날아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고, 김 의장이 이에 반대하자 질책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지시에 김 의장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은 반대했다고 이기헌 의원실이 전했다. 이에 합참은 "북한의 쓰레기 풍선 부양 시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는 없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 전 장과의 주도하에 원점 타격과 관련한 전술 토의는 이뤄졌다고 밝혔다. 실제 김 의장이 회의에서 김 전 장관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는 제보가 전해지고 있다. JTBC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10월 이른바 '평양 무인기' 사건을 방첩사령부가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으로 보내졌고, 이는 김용현 당시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내부 확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행위가 계엄 준비 작업을 위한 포석이라고도 역설했다. 그는 김 전 장관과 여 전 사령관의 밀접한 관계를 지적하며, "김 전 장관이 여 전 사령관과 함께 방첩사 내부에서 계엄을 기획했다는 흐름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이날 오전 7시 52분께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을 긴급체포했고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전했다. 긴급체포 된 김 전 장관은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됐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수사가 시작되기 전 개인 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이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한 데 대해서는 증거인멸 우려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