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요우커, 세월호 여파도 넘었다

황금연휴 중국인 관광객 대거 방한…전년比 65% 급증
유통가 침체 내수시장 활기…명품·패션·시계 등 인기

2014-05-1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큰 손’ 요우커(중국 관광객)들의 통 큰 소비가 침체된 내수 시장에 모처럼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장기 불황과 세월호 참사까지 겹치면서 유통업체들의 매출 증가 폭은 큰 폭으로 꺾였지만, 최근 노동절 연휴 기간중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실적 부족을 다소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12일 한국관광공사 및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4일)에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들은 지난해에 비해 65% 증가한 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열풍을 끈 데다, 한국에서 쇼핑을 즐기려는 젊은 층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우커들은 위축된 유통가의 매출 신장에 큰 보탬이 됐다.지난 달 25일부터 5월 6일 기준 롯데백화점의 은련카드 신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전지점은 118.3%, 본점은 123.1% 급증했다.중국인들이 주로 선호한 브랜드는 까르띠에·샤넬·티파니 등 해외 명품이 7개, MCM·스타일난다 등 패션 브랜드가 3개 였다.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동안 은련카드 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128.2%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보석·시계, 화장품이 각각 303.6%, 204.8% 늘었고, 명품은 94.1% 남성의류는 57.9% 늘었다.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집계된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32.4% 늘었다. 해외패션이 175.9%, 영패션은 155.8% 여성패션은 122.3% 늘었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기존 해외패션 뿐만 아니라 SPA 등 영패션과 국내 패션 브랜드까지 모두 사들였다”고 말했다.대형마트와 면세점도 요우커 덕분에 특수를 누렸다.롯데마트는 황금연휴 기간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51.5% 뛰었고, 이마트도 은련카드 구매건수가 지난해 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롯데면세점도 노동절 연휴기간 작년대비 매출이 70% 뛰었고, 동기간 신라면세점도 65%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반면, 일본인 방문객이 주로 사용하는 JCB 카드의 구매건수는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한국 관광을 마친 중국인 150명, 일본인 150명을 대상으로 쇼핑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입국자는 433만명을 돌파, 외국인출입국 조사를 실시한 이래 처음으로 일본인 입국자를 추월했다.‘100만원 이상 썼다’는 응답도 중국인 관광객이 38.7%로 일본인(28.7%)을 넘어서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관광시장의 큰 손으로 급부상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업계 관계자는 “오랜 불황기에도 중국 관광객들 덕에 유통업계 매출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국내 소비 심리도 물꼬를 틀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