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일감 몰려든다'…전선업계, 실적 고공비행
글로벌 전력수요 증가 및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 도 LS전선·대한전선, 수주 잔고 폭증...슈퍼사이클 진입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전선업계가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에 맞물리면서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 정책 방향으로 화석 에너지를 꼽으면서 전선업계의 일감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S전선의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5조939억원, 영업이익 2280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4%, 39.7%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대한전선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4573억원, 영업이익 9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7.7%, 58.0% 늘어난 수치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매출 2조8456억원, 영업이익 784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한 바 있으나, 올해 다시 그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LS전선과 대한전선은 두둑한 수주 잔고를 쌓아두고 있다. LS전선의 올해 1~3분기 누적 수주잔고는 5조7073억원에 달한다. 대한전선 또한 올 3분기 누적 수주잔고가 2조3258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수주잔고 합계는 8조원 이상으로 유례없는 '수퍼사이클(초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배경으로는 글로벌 전력수요 증가와 함께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가 도래해서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중 전력망의 50% 이상이 설치된 지 40년이 넘어 노후 전력망 교체 사업이 잇따라 발주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 확대에 따른 해저케이블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글로벌 발전량 중 해상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 수준이었으나, 2050년에는 25%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S전선의 경우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대한전선 역시 최근 미국 동부 및 서부를 가로지르며 노후 전력망 교체와 관련해 신규 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올해 총 수주액은 7200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기조와 달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 개발 확대 기조를 보인 만큼 전선 산업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