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리 탄핵 보류'... 한덕수 대행 체제 일단 '안전판' 확보

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의 윤석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일단 안전판을 확보하게 됐다. 그간 '내란죄 연루' 혐의를 이유로 한 총리에 대한 탄핵을 검토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에 중립적 국정 운영을 요구하는 대신 한 총리 탄핵을 보류하면서다. 

민주당의 이같은 제안에 한 총리도 수긍한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와 권한대행 혼선에 따른 '국정 코마' 우려는 한시름 놓게 됐으나 국정 주도권은 야당으로 쏠릴 전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정 정상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체,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국정 안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며 "국정 혼란 등을 고려해 한 총리 탄핵은 일단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정상화가 시급하다. 민주당은 모든 정당과 함께 국정 안정과 국제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국정 협력을 통해 비상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취지를 언급했다. '한덕수 대행 체제'와 야당이 국정 방침을 공유하는 임시 거국내각 형태의 시스템을 가져가야 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경제 위기를 거론하며 "어느 때보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금융·외환 관리 당국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빈틈없이 가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회 제1당인 민주당도 시장 안정화, 투자 보호조치 등 경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한 총리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너무 많은 탄핵은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일단은 탄핵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제가 어제 한 권한대행과 잠깐 통화를 했다"며 "이제는 여당이 지명한 총리가 아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파를 떠난 중립적 입장에서 국정을 운영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한 권한대행도 전적으로, 흔쾌히 동의하셨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생사여탈권을 쥔 헌법재판소를 향해선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달라"며 "그것만이 국가의 혼란을 최소화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조기 탄핵 선고'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해 조속히 관련 특검도 출범해야 한다고도 못 박았다. 이 대표는 "어처구니없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고 재발을 막기 위해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도 분명해야 한다. 진상규명을 위해 신속한 특검의 출범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국정안정·내란극복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대한민국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민주당의 한 총리 탄핵 보류 결정과 관련해 "윤 대통령 파면을 기정사실화하며 한덕수 총리의 권한대행을 보장하는 대신, 대통령 부재 국면에서 야당이 확실히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라며 "만약 한덕수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 국회 몫 임명에 뜸을 들이는 등 협조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언제든 탄핵 추진을 재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총리실은 이날 한덕수 권한대행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추후 모든 국정이 철저히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평가하고 철통 같은 한미 동맹은 여전히 변함없으며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발전·강화를 위해 한국측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