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너무 올라" vs "더 오른다" 엇갈리는 전망
탄핵 가결에 따라 하향 안정 전망 우세하지만… 탄핵 정국 장기화 땐 1500원 선 돌파할 가능성도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1400원대 아래로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0원 오른 1435.0원에 마루리 했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사태 당일인 지난 3일 1442원까지 치솟았으나 정부와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와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1430원 초반대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달러 환율이 계엄 사태 이전 수준인 1400원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입을 모았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아직 전부 해결된 것이 아닌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한 달러 강세 흐름과 국내 경기 부진 우려 등으로 하락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임혜윤 한화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400원 초중반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며 "탄핵 이슈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당일 환율은 10원 내외 상승했지만 이후 영향은 미미했다"고 짚었다.
임 연구원은 이어 "2016년 말 당시 환율 상승은 국내 요인보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강달러가 주도했다. 외환시장에 반영된 정치 불확실성은 정점을 지났다고 본다. 대외환경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1450원을 웃돌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원달러 환율이 계엄 이전 수준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치 불확실성 완화뿐만 아니라 경기 반등 시그널이 확인돼야 한다"며 "수출 증가율 반등 및 글로벌 제조업 저점 통과 전망과 추경 타임라인을 고려하면 내년 3월 전후에 1400원을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그동안 달러 환율을 급하게 끌어올렸던 이제 정치적인 이벤트가 이번 주말 해소되면서 환율 급등세도 어느 정도 진정은 될 것"이라며 "그렇다고는 해도 이번 주까지는 하락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주 후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면서 "이에 따른 경계 심리로 강달러 흐름은 이번 주 후반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단기적인 고점은 1440원 정도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하회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그는 "그간 달러를 매수했던 주체들이 1440원을 넘어섰을 때마다 매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이번 주 전망치 상단은 1440원지만 1415원으로도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 약화가 시장의 중론이지만 일각에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비우호적인 대외 요인으로 인해 연내 1500원 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탄핵 정국의 장기화로 정부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한다면 외인 이탈이 더욱 가속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시적이라도 해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면서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정책 효과도 미지수"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