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가와 민생보다 자신들의 보위가 더 중요한 모리배들
한 달 전 필자는 ‘2016년 10월의 기사감’이라는 칼럼을 통해서 탄핵 정국이 곧 돌입해 우리나라 모든 것을 멈추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안타깝게도 이는 사실이 됐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국민들의 정권에 대한 분노는 들끌었고, 지난 14일 헌정사상 3번째의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탄핵을 촉발한 사람들에 대한 비판은 공허한 메아리라고 생각한다. 법대로라면 이제 ‘내란죄’로 평생 구속수감을 피할 수 없는 그들에게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냥 영어의 몸으로 그들의 죗값만큼 속죄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그들의 ‘12.3 비상계엄’이 실패함에 따라 탄핵정국에 대한 수습이 시작됐을까. 여당의 행보를 보면 탄핵정국은 끝이 아니라 지속되고 있다.
탄핵안 가결로 여당인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당대표가 사퇴, 국민의힘은 이제 권선동 원내대표 체제로 들어섰다. 탄핵 가결 전후에서 권 원내대표의 발언과 태도는 이 혼란의 사태를 마무리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시기만큼 시간을 끌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 14일 탄핵 소추안 표결 전에 “당론은 탄핵 부결”이라며 윤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 탄핵안 가결에 부정적 시선을 드러낸 것이 시작이다. 탄핵안이 가결된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나기전까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신임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탄핵 심리에 있어 헌재의 재판을 방해하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여당의 105명 국회의원들도 탄핵 정국 수습에 있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 7일 1차 탄핵 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이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전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이날 국회에서 보란 듯이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충격이었다. 불과 8개월 전에 국민들을 대상으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주세요”라고 말한 그들이 아니었는가? 그런 그들이 시대 정신상 당연히 행사했어야 하는 투표권을 자신들의 권력을 조금이나마 유지·연장하기 위해서 당당히 포기하는 모습은 K컬쳐로 세계를 호령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이 얼마나 후진적인 정치 인식을 가진 여당 의원들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게 했다.
이런 그들의 행동은 어려운 민생 해결을 위한 시간을 더 느리게 한다. 자신들의 권력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여당 의원들의 행태는 민생 법안 통과를 요원하게 만들고 있다. 윤상현 의원이 말한대로 “다음 정권을 상대당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다”라는 명분 외에 그 어느것도 없는 지금의 작태는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지속시키고, 더 이상 돈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을 외면하는 매우 이기적인 행태다.
그들의 정치적인 기반인 경상도에서는 이런 행태에 대해서 “지삐 모른다”라고 말한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그들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한 방법에만 골두, 탄핵정국 마무리와 함께 대한민국 정상 가동하려 하는 최소한의 움직임조차 하지 않고 있는 정치인이 아닌 ‘모리베(謀利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