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석화·배터리, 신사업 강화로 돌파

석화업계, 中발 공급 영향 속 첨단소재 등 기술력으로 승부수 IRA 감축 전망되는 배터리업계… ESS 등 사업 다각화 활로 모색

2024-12-17     김성지 기자
LG화학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등으로 주요 수출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주요 석유화학·배터리 기업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각 기업은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내로 예정됐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가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해당 방안에는 세제 혜택, 금리 완화 등 여러 혜택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고 이달 내로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탄핵 정국으로 접어들며 국무위원들 전원 사의를 표명해 당분간은 방안 수립은커녕 논의조차 힘들어 졌다.

여기에 환율 급등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원재료인 나프타를 전적으로 수입하는 만 큼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길어지고 있고 중국발 물량공세에 따른 공급과잉이 겹쳐지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비율을 줄이고 첨단소재 등 사업 확대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범용 제품에서는 중국과의 경쟁하기 보다는 기술에서 앞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첨단 소재에 더 주력하는 유리하다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LG화학은 친환경·전지소재·글로벌 신약을 3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설정했으며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연간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 중이다. LG화학은 GM과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고 2035년까지 24조75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총 매출 7조원을 목표와 수소·배터리 소재·리사이클 사업을 확대해 기초화학 사업 비중을 30%까지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국산화 사업도 추진 중으로, 총 3500억원의 투자를 통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인 전해액 유기용매의 핵심 소재 4종을 모두 생산할 방침이다. 리사이클 사업은 친환경 소재 브랜드 ‘에코시드(ECOSEED)’을 통해 전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 타이어용 소재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을 비롯해 고부가 합성고무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및 탄소나노튜브(CNT) 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국정 공백의 여파는 배터리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과 전기차 지원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외교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국내 산업에 미치는 피해를 줄여야 하지만 이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하고 있어 개정된다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사업 다각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집중됐던 사업구조를 ESS 등 비전기차 사업 확대를 골자로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법인인 버테크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에 2조원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SDI도 ESS 사업을 확대한다. 이에 삼성SDI의 울산사업장에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ESS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미국에 LFP 배터리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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