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권성동, 국무위원 '대거 접견'···국정 주도권 사수 '사활'
野 국정 영향력 강화 움직임은 '견제' 與 "이번주 국정안정 고위당정 개최"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국정 주도권 사수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국정 영향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견제하는 동시에, 탄핵 정국 발발 후 복수 국무위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당정 협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17일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첫 일성(一聲)으로 '당정 소통'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국정의 동요를 막기 위해 저는 그저께(15일)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 어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정부 공직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흔들림 없이 본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 날인 15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국무위원들을 만나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도 권 원내대표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등을 국회에서 면담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면담에 앞서 "내년 1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동맹, 대북정책, 외교·통상·에너지를 포함해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현안이 많다"며 "중요한 국정현안들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공직자들의 흔들림 없는 행정을 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벌인 윤 대통령이 하야는 고사하고, 오히려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여론의 무게 추는 야당 쪽에 크게 쏠린 형국이다. 관련해 당내에선 "지금 국정 주도권마저 야당에 헌납해선 끝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국민의힘의 국정 주도권 사수 움직임은 이런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단칼에 거절하기도 했다. 당시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이고, 헌법 규정에 의해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됐다"며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당정협의를 통해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를 끝까지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전날 "모든 논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가져도 좋다"며 재차 협의체 참여를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도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긴밀한 당정 소통을 통해 한 치의 국정 공백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계엄 사태' 여파로 중단됐던 고위당정협의회를 이번 주부터 재개해 본격적인 국정 수습 논의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헌법재판소 등 헌법 절차에 맡기고, 정부 여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가 경제와 민생, 안보를 중심으로 국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번 주부터 고위당정협의회를 시작으로 상임위별 실무 당정 등 현안별 각급 당정협의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겠다"며 "이번 주 금요일 총리를 비롯해 기재, 외교, 국방, 금융위원장, 중기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국정안정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