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시아나 품은 대한항공, 이제 소비자부터 챙겨야

2024-12-18     박지성 기자
박지성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절차가 최종 완료되면서 38년간의 라이벌 구도가 막을 내렸다.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편입한 대한항공은 합병 작업에 속도를 올릴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합병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소비자들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아시아나가 진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취득을 위한 납입을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의 63.88%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다. 이로써 아시아나는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돼 2년간 독립체제로 운영된다.

이 기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 완전 통합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현재 통합 과정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건 마일리지를 포함한 승객 편의 제공에 관한 부분이다. 항공 산업 특성상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다.

현재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등에서 아시아나 마일리지와 관련, 다양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동일 비율로 산정되지 않을 경우 그에 걸맞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1대 1 비율로 통합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자회사 기간 각사의 사업 전력에 따라 독립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후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는 자사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고객들에게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 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이를 감안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아시아나라는 유력한 경쟁사가 사라짐에 따라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운임 인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항공 시장은 글로벌 항공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경쟁 시장으로 통합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운임을 인상하기 불가능한 구조"라며 "2022년 발표된 공정위의 행태적 시정 조치에도 향후 10년 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운임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기업 결합 심사가 마무리되자마자 국내선 항공편부터 사전 좌석 유료 선택제 추진 방침을 내비쳐 운임 인상 우려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저비용 항공사(LCC)가 아닌 풀 서비스 캐리어(FSC)가 유료화 좌석을 도입하는 것은 '꼼수'로 밖에 안보인다고 꼬집었다.

대한항공은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사전 좌석 유료 선택제를 철회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곧 출범할 '통합 대한항공'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 소비자들은 마일리지 통합과 함께 운임 인상을 관심있게 들여다 보고 있다. 그런 만큼 대한항공은 조속히 소비자들의 불신을 잠재울 수 있는 대응책을 제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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