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4] 서울시장, ‘극과 극’의 정면대결
정몽준vs박원순, 출신-경력 완벽한 대척점…초반 판세는 朴 우세
2015-05-14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 김경탁 기자] 6·4지방선거 공식 후보등록기간 하루전인 14일 현재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시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박원순 현 시장과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총 6명이다.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박원순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2011년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돼 이번에 재선을 노리고 있다.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지난 12일 끝난 당내 후보경선에서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전 최고위원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승리했고, 14일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27년간 7선에 걸쳐 몸담았던 국회를 떠나는 배수의 진을 친 상태이다.여기에 현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정태흠 후보와 사업가 출신으로 2차례 부산지역 국회의원에 도전했던 박호원 한나라당 후보까지가 정당 소속 후보들이고, 이밖에 홍정식 활빈단 대표와 재경춘추 편집인 겸 발행인을 역임한 한성렬 칼럼니스트가 무소속 후보로 뛰고 있다.이중 몇 명이 본선 후보로 등록할지는 아직 미지수인데,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데다 중량감이나 인지도에서 대표적 대선주자급으로 꼽히는 양대정당 후보들이 맞붙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군소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 관측이다.거대 양당을 대표해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박원순-정몽준 두 후보는 무엇보다 출신과 경력 면에서 완벽한 대척점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의 상징성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다.정 후보는 대한민국 경제의 초석을 다진 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세계적인 조선중공업 기업 현대중공업 경영자를 역임한 재벌기업가 출신으로, 같은당 서청원 의원과 함께 7선으로 현역 국회의원 중 최다선을 자랑하는 다선 정치인이다.반면 박 후보는 1년 간의 검사 재직을 거친 법조인인 동시에 우리나라 시민운동사에서 첫 손에 꼽히는 시민사회진영의 활동가로 명성을 얻은 인물로,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등의 대표적 시민단체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정 후보의 경우,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유치한 일등공신이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그해 대선 국면에서 당선권을 넘나드는 제3후보로 맹위를 떨칠 정도의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경험도 있다.정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했다가 막판에 지지를 철회하면서 정치적 미아가 된 바 있고, 2008년 대선에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 새누리당에 입당했고, 2012년 대선에서는 경선룰 문제로 갈등을 빚다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14일 공식 출마선언 자리에서 시장에 당선될 경우 임기를 꼭 채우겠다고 밝혀 차기 대권에는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재확인했다.정 후보의 대척점에 있는 박 후보는 1983년 변호사 개업을 한 뒤 86년 故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맡으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1994년 참여연대를 설립, 시민운동가로 첫발을 내딛었다.박 후보는 시민운동에 투신한 이후 기존의 진보진영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치권, 재벌, 공공기관 등의 개혁을 주도했고 사법개혁운동, 소액주주운동, 국회의원 낙선·낙천 운동 등 ‘제도권 내부’에서 싸우는 방식의 모델을 만들었다.박 후보의 정치입문 계기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따른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2011년 10월 26일 보궐선거였다. 당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출마의사를 접은 일로 국민적 인기를 얻게 되기도 했다.한편 세월호 참사 국면이다 보니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는 ‘안전 정책’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박 후보 두 사람 모두 안전 이슈와 관련해 상대진영으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정 후보는 최근 발생한 서울시 지하철 추돌사고를 비롯해 박 시장 재임시절 안전사고의 책임론을 집중 부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정 후보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끝없이 반복되는 산업재해 사망 사고 등을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박 시장과 정 의원은 가상대결에서 오차 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이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지지세가 박 시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부의 책임 추궁과 수습책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일단 초반 판세는 박 후보의 우세로 진행되고 있다. 13일 공개된 JTBC와 여론조사기관 현대리서치 연구소의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유권자 1000명 상대 조사에서 박원순 후보는 45.9%, 정몽준 후보가 30.5%를 기록, 15.4%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