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이어 '건진법사'까지…다시 고개 드는 尹 부부 공천개입 의혹
檢, 건진법사 체포…2018 불법정치 자금 수수혐의 이권 개입 실체 규명 여부 관건…檢, '법사폰' 회득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이른바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태균씨의 휴대전화 외에도 '건진법사'로 불린 무속인 전성배씨의 '법사폰'이 검찰에 압수되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 등을 내세웠던 전씨는 2018년 국민의힘 당내 공천개입 의혹으로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전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한편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언론에 전했다.
전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 등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건진법사' 전씨를 체포했다"라고 했다.
전씨는 지난 2022년 윤 대통령 대선캠프에 활동했다고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에서도 고문을 맡았다. 야당 측에서는 지난 2022년 8월 전씨의 이권 개입의혹 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건진법사가 대통령 부부 비선으로 활동하는 거 아니냐며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대해 당시 대통령실은 해당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전씨의 가족을 찾아가 구두 경고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도 "전씨에게 명함을 준 건 맞지만, 실제로 활동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건진법사가 다시 주목을 받은 건 명태균 게이트 촉발 이후였다. 최근 공개된 명씨의 통화 녹취록에서는 "김영선 전 의원이 건진법사가 공천해 줬다 하더라. 나(명씨) 쫓아내려고"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검찰 수사로 건진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여부도 주목된다. 검찰이 입수한 전씨의 휴대전화에 윤 대통령 부부 혹은 국민의힘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 등이 공개되거나, 권력 행사 등을 한 정황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MBC에 따르면 검찰측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과 체포가 현재로선 "김건희 여사와는 관계가 없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명태균씨측은 지난 2022년 6·1 국회의원 창원의창 보궐선거 당시 윤 대통령이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명씨 법률대리인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 16일 "공개된 녹음 2분 중 20%만 공개됐다며, 윤 대통령이 김 전 의원 공천과 당시 공관위원장이던 윤 의원에게 확인하고 지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속 수감 중인 명씨는 지난 17일 박주민 의원과 접견을 가졌다. 명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3대와 USB 1대를 검찰에 제출했으나, 복사본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어 해당 자료들이 민주당에 전달됐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