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 밸류업 전략 강화…배당 늘리고 자사주 소각
LG전자 인도IPO 가속·자사주 71만주 소각 SK하이닉스 배당금↑…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매일일보 = 안종열 기자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배당 확대부터 자사주 소각까지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두 번째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했다. 지난 10월 중장기 사업 목표와 전략, 주주환원 정책을 담은 첫 번째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에 이어 보다 구체화된 추가 계획이 담겼다.
LG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 취득한 자사주를 내년 중 소각키로 했다. 소각 물량은 약 76만1000주에 해당하며 LG전자 전체 발행주식수의 0.5% 수준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전체 발행주식수가 감소하게 되면 주당순이익(EPS) 및 주당순자산(BPS)이 상승하게 돼 주주가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주주친화 정책도 펼친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일회성 비경상 이익은 제외)을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것이 골자다. 투자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기본 배당액 1000원 설정과 반기배당도 시작한다.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추진중인 인도법인 IPO(기업공개)도 가속화한다. 회사는 지난 6일 인도법인 IPO를 위한 상장예비심사서류(DRHP)를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제출했으며 시장 상황과 사전 수요 예측 결과 등에 따라 최종 상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과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한다는 기존 정책은 유지하되 주당 연간 고정배당금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고정배당을 높이면서 앞으로 총 현금 배당액이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올해는 2018년 초호황기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의 실적 달성이 기대되는 가운데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회사의 성장세에 걸맞은 주주환원과 함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지켜가기 위한 정책을 실행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향후 1년 내에 분할 매입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중 3조원 규모는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7조원 규모는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현재 다각도로 밸류업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밸류업 시동에 나선 것은 정부의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정책에 앞장서 호응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 가치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대비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며 “기업들의 잇단 밸류업 프로그램 공개는 선진국 수준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과정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