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공룡 한국시장 진출 임박

세계 1위 업체 이케아·아마존 올해 안에 진출 가시화
대형마트·패스트푸드 등 국내시장 방어 사례 있어

2015-05-15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세계시장을 석권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밀려들고 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 속에서 막대한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외풍에 정면으로 맞서게 됐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가구 시장 1위 업체인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세계 전자상거래 1위 업체 ‘아마존’ 등 유통 공룡들이 한국시장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케아’ 올해 말 1호점 개장

세계 43개국에 34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구업체 이케아가 지난 2011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말 경기도 광명에 축구장 10개 규모인 25만6000여㎡ 규모의 1호 매장을 연다.이케아는 경기도 고양시에 2호점 부지를 이미 매입했고 서울 고덕동에 3호점 부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케아는 북유럽의 ‘디즈니랜드’라고 불릴 만큼 볼거리 넘치는 매장에 합리적인 가격과 세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에 강점이 있다.이케아는 지난해 자사를 상징하는 조립식 가구와 함께 생활용품, 아동용품, 식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세계시장에서 4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국내 가구시장 규모가 10조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엄청난 규모다.가뜩이나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가구업계에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케아의 국내시장 진출에 국내 가구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업계 1위 한샘은 지난 3월 목동에 5600여㎡ 규모의 매장을 열고 이케아와 차별화하는 전략으로 고급화를 내세웠다.리바트는 이케아 상륙에 16년 만에 모그룹인 현대의 이름을 내걸고 ‘현대리바트’로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까사미아는 이케아와 비슷한 중저가 조립식 가구인 ‘데일리 까사미아’를 선보이며 정면승부를 예고했다.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특판 시장에서 입지가 공고한 국내 업체들의 시장수성 여부도 관심이 모아진다.

인터넷쇼핑 공룡 ‘아마존’ 본격 국내시장 진출

인터넷쇼핑 업계에는 더 위협적인 공룡이 들어온다.지난해 79조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 1위 아마존은 지난해 5월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연간 40조원에 달하는 국내 인터넷쇼핑 시장은 국내 업체들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58개의 자체 물류센터를 활용해 유통 관리하는 시스템의 아마존이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치고 들어온다면 국내 업체들의 타격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아마존이 상품 유통뿐만 아니라 미디어, 전자책 등의 사업에서도 엄청난 수익을 거둬 들이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관련 업계의 타격도 예상된다.이에 국내 업체들은 나름의 대응책으로 아마존에 맞불을 놓겠다는 각오다.11번가·G마켓·옥션 등 오픈마켓 업체들은 아마존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양을 늘리고 있다.쿠팡·위메프 등 소셜커머스업체들은 각자의 물류센터를 설립하는 등 아마존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비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들은 이미 그루폰이라는 소셜 시장의 글로벌 업체를 국내시장에서 물러나게 한 바 있다.

시장 확대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일각에서는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공습으로 국내시장이 활성화되고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지난 1995년 WTO 출범으로 유통서비스 시장이 개방됐을 당시 까르푸, 월마트, 테스코 등 해외 대형 할인점들이 국내시장 잠식을 위해 진출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외국 마트들이 국내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게 당시 업계의 중론이었다.하지만 현재 까르푸, 월마트 등 해외 대형마트들은 철수한 상태고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외국 할인점과의 경쟁으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히려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모습이다.롯데리아가 여전히 맥도날드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례도 있다.가구업계 한 전문가는 “이케아 가구를 통해 한국의 젊은 층이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감각을 훈련받을 수 있다”며 “디자인 감각을 키운 고객이 많아지면 한국의 가구 산업도 자연스레 발전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또한 인터넷 쇼핑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은 혁신적인 당일 배송 서비스로 북미 시장을 장악했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실현중인 서비스”라며 “아마존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전자책 시장에 대해 “성장단계에 있는 국내 전자책 시장에 아마존의 진출이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