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무궁화호 '석면발견' 충격…시민안전 위협?

노조 "새마을.무궁화호 난방장치에서 87% 석면 검출"
사측 "손님들에게 피해를 끼칠 염려 전혀 없다" 반박

2010-11-16     윤희은 기자

[매일일보=윤희은 기자] 하루 평균 20만 명이 이용하는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에서 석면폐증, 악성중피종, 폐암 등 암발병을 유발하는 석면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는 16일 "객차 내 차량정비를 담당하던 직원들의 문제제기를 받아 48개의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한 결과 14개 시료에서 백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노조에 따르면 샘플 채취는 노조 측에서 실시하고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분석, 지난 4일 이 같은 결과를 통보받았다.검사 의뢰한 48개 시료는 열차 외부의 BOU BOX(제동작동장치)에서 채취한 것이 20개, 객차 내의 단열재 및 보온재에서 채취한 것이 28개다.검사 결과, 객차 내의 단열재, 보온재에서 채취한 시료 28개 중 12개의 시료에서 최소 5%에서 최대 87%까지의 석면이 검출됐다.객차 내의 석면은 진동과 열에 의한 부스러짐이 있을 수 있고, 부스러진 석면 가루는 비산이 가능해 승객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노조 측은 "열차의 진동과 승객 물품에 의한 부딪힘 등으로 인해 부스러지게 될 조건에 노출돼 있어, 히터에서 발생하는 상승기류에 의해 난방기 커버 구멍 등으로 비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또한 BOU BOX(제동작동장치)는 승객이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지난 2006년에 이어 또다시 석면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노조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006년 BOU BOX 석면의 경우 노사 합의로 제거 작업을 하기로 했으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상 차량(90년도 이전 제작) 가운데 현재 100여 랑만 제거돼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노조 측은 "공사는 2006년 논의 당시 1990년 이전 제작된 차량에만 석면이 사용된 것을 인정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이를 기준으로 제거 대상차량을 선정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조차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철도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노조는 중앙산업보건위원회의 및 석면 T/F 개최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사측에 현재 요구 중이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종 발암물질로 사용과 해체가 관련법으로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는 석면이 철도차량에서 검출됐다"며 "이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철도차량 객차 내부의 석면검출에 대해 철도공사의 내부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석면검출은 철도이용 시민과 철도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사의 긴급하고도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철도노조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교체작업이 완료된 줄 알았지만 공사 측에 (최근) 문의하자 '극소수를 제외하고 교체됐다'는 말만 했다"면서 "석면을 제거하고 교체하는 과정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공사 측에서 제대로 공개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하지만 철도공사 측의 주장은 다르다. 철도공사 홍보실 한 관계자는 "지난 2006년 노조 측과 협의한 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 코레일 측이 석면제거를 완료한 기차가 119량이고 올해 29량이 작업 완료된다. 이 작업만 끝내면 2006년 협의사항대로 모두 진행되는 셈"이라며 노조 측 주장을 부인했다.철도공사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BOU BOX는 객차 밑에 있으며 완벽 밀폐된 공간이다. 석면이 검출된 기관들은 모두 열차의 외부에 있어서 공기조차도 통하지 않을 정도이며 따라서 손님들에게 피해를 끼칠 염려가 전혀 없다"면서 "석면제거 및 교체고정에 대한 자료를 (노조가) 원하다면 언제든지 송부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