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병언 숨겨주면 범인은닉도피죄 적용”

2014-05-23     김지희 기자

[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하면서 행방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씨 부자가 핵심 측근이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의 도움을 받아 은신 중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수사 과정에서 유씨 부자를 비호하거나 숨겨준 사실이 드러나면 범인은닉도피죄로 엄중 처벌할 것”라고 경고했다.

형법 151조에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범인은닉도피죄에서 ‘은닉’은 장소를 제공해 범인을 감춰주는 것을 말한다. ‘도피’는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를 곤란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뜻한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 부자는 중죄를 범한 후 도피 중”이라며 “이들을 도와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범인은닉도피죄를 적극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구체적인 예시로 숙소나 음식, 금품, 휴대전화, 자동차 제공 등의 행위를 꼽았다. 유씨 등을 차량에 태운 뒤 운전을 하거나 각종 심부름을 할 경우에도 처벌된다.

수사기관의 검거 활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소재 파악을 위한 문의에 허위정보를 제공할 경우에도 범인은닉도피죄가 적용된다.

범인은닉도피죄가 적용된 사례로는 1900억원의 회사 자금을 착복한 동아건설 자금부장 박모씨와 함께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고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