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쿠데타, 타이삼성생명 문제 없나
“단기 영향 크지 않을 것”...유상증자는 일정대로
2015-05-2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쿠데타를 선언한 태국 군부와 반대 시위대의 충돌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태국 현지법인을 해외 보험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삼고자 했던 삼성생명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계엄령을 내렸던 태국 군부가 22일 쿠데타 선언을 한 뒤 태국 전반의 불안이 장기화 될 조짐이 보임에 따라 삼성생명은 주재원 등을 통해 태국 현지의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삼성생명은 1997년부터 수도인 방콕을 중심으로 태국합작법인 ‘타이삼성’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채용 임직원은 280여명에 이르며 현재 한국 주재원도 6명이 근무 중이다.삼성생명 측은 이번 쿠데타에 따른 영향이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에도 태국 전반의 질서는 유지되고 있는 만큼 소비 위축도 심하지 않고, 주재원들의 신변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그러나 문제는 현 상황이 장기화 됐을 때다.그간 삼성생명은 국내 보험시장 과포화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 보험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여 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이뤄진 김창수 삼성생명 대표이사의 인사 역시 해외 시장 확대 전략에 대한 그룹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보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그룹 전반에서 불필요한 비용 줄이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인도나 베트남 등 당장 수익성을 내기 힘든 신 시장에 대한 과도한 확장을 자제하고, 대신 현지화 작업이 어느 정도 이뤄진 태국과 중국 법인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그러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최근 ‘태국의 군부 쿠데타 발생과 정치·경제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태국의 정정불안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보고서는 “소비, 투자 등 경제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투자 등 정부 역할도 기대하기 어렵고 의회 부재로 대규모 재정 지출을 위한 예산 승인이 불가능한 만큼 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역시 대다수 기관이 전망하는 2.0%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태국 경제 전반의 성장이 둔화될 경우 현지 법인의 타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삼성생명 관계자는 “영업확대와 자기자본 충당 등을 위해 올 상반기 중 유상증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사태는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큰 위험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한편 타이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110억2800만원의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하는 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기자본도 73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삼성생명은 태국 현지에 설립된 2개의 페이퍼컴퍼니와 함께 올 상반기 중 7억바트(약 22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