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올 여름 에너지관리 ‘묘수’는?

政, 지난해 ‘26도 냉방제한’…위반업체에 과태료 300만원
전력사정 개선 불구 업체별 냉방에너지 절감 골몰

2014-05-27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전력난으로 시작된 백화점·대형마트로 대표되는 전기 다소비 건물의 냉방온도 제한 정책이 올해도 지속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27일 산업통상자원부 따르면 기상청이 지난 23일 발표한 올 여름 날씨 상황을 토대로 에너지 제한 수위에 대해 수요를 검토하고 있다.지난해 정부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상업용 시설의 여름철 실내온도를 26도 아래로 내릴 경우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원전 3기 가동 중지 사태 등으로 전력난이 예상됨에 따른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인 것.전력 당국은 올해 전력사정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있다. 지난해 사용할 수 없었던 원전 3기가 가동 중이고 영흥5, 포천복합1 등의 전력설비가 추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전력거래소는 사이트를 통해 지난 26일 17시 현재 전기 설비용량이 8768만㎾로 8614만㎾에 그쳤던 지난해 8월보다 늘었다고 발표했다. 올해 증가한 설비용량도 400만㎾에 달할 것으로 거래소는 추산했다.이를 감안 전력당국은 지난 겨울 난방온도 제한을 민간부문에는 권장사항으로 변경한 바 있다.기상청이 6월부터 무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 정부는 같은 시기부터 에너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냉방제한 조치는 유통업계에 희소식은 아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에는 6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시행됐다.여름철 쾌적한 환경으로 고객들의 내점 고객들을 늘려 매출 실적을 올려야 하는 백화점·대형마트로서는 후덥지근한 실내온도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 실제 지난해 백화점·대형마트의 여름 고객 유입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이에 따라 유통가도 올 여름 에너지 절감과 온도 유지를 위해 묘수를 찾고있다.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명기 교체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발열량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는 것이다. 간접조명을 부분적으로 소등하는 방식으로도 온도 유지와 에너지 절감을 진행하고도 있다.신세계백화점은 모든 점포에 야간에 얼린 얼음을 이용해 주간 냉방에 사용하는 ‘빙축열 냉방기’를 설치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한편, 체감 온도를 낮추기 위해 조도를 낮추는 등 쇼핑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에 주력하고 있다.대형마트 쪽에서는 롯데마트가 현재까지 전국 매장 조명기의 60% 가량을 LED로 교체했고, 건물 외벽에 열차단 필름을 부착해 적정 온도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기순환장치인 공조기에 인버터를 부착해 풍량을 조절하는 방법도 이용하고 있다.이마트는 매장 출입구에 에어커튼을 설치해 더운 공기가 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온도를 유지한다. 홈플러스도 조명의 조도를 줄이고 소등 시간을 늘려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내온도 자체를 내리지 않는 한 고객들이 기대하는 쾌적함을 제공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정부에서 에너지 수급 부족으로 냉방 온도 규제조치를 취한다면 준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매년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하계 전력수급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다중 이용 시설 적정온도 유지, 주요 도심 영업장 개문 냉방 금지, 공무원 개인 냉방기 이용 금지 등을 시행해 전력난을 극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