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판치는 대부업체 광고

민노당, 불법광고 91.9% 서민 무방비 노출

2006-11-02     권민경 기자

<행정당국, 강력한 감시·감독의지 필요>

금융감독원이 지난 9월1일부터 개정 대부업법 시행과 함께 미등록 사채업자의 대부광고에 대한 집중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수차례나 사전 예고했음에도 여전히 불법 대부업 광고가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의 90%이상은 대부이자율 및 연체이자율을 누락하거나 수수료 같은 추가비용, 업체명이나 주소를 표시하지 않는 등 대부업법상의 광고 게재 요건을 어기며 불법광고를 해온 것이다. 특히 등록 대부업체가 아니면서도 명칭을 위조하거나 폐업한 사업자의 이름을 사용하며 광고를 한 불법업체도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가 지난 10월23일~29일간 주요 일간지 및 경제신문, 스포츠 신문, 무료신문과 서울 전역의 생활정보지에 실린 대부업체 광고를 조사한 결과 총 1천39건의 광고 중 91.7%에 달하는 953건이 대부업법에 명시된 광고 게재 요건을 1개 이상 누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법상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 광고는 조사대상의 8.3%인 86건에 불과했다. 사안별로 분석하면 총 1039건 중 업체의 명칭 또는 대표자 성명을 누락(283건)했거나 위조(187건)한 경우 470건(45.2%) 대부업체 등록번호를 적지 않거나(207건) 위조(335건)한 경우 542건(52.1%) 대부이자율 및 연체이자율을 뺀 경우 373건(35.9%) 수수료 같은 추가비용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 649건(62.5%) 업체의 주소 또는 전화번호가 없는 경우 734건(70.6%) 대부업을 등록한 시·도의 명칭을 누락한 경우 734건(70.6%)이었다.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나 이자율, 연체이자율 같은 사항을 광고에 표시하지 않을 경우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는 대부 조건에 대한 정보를 모른 채 일방적으로 불리한 대출 조건을 강요당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더구나 사업체의 명칭이나 업체 등록번호, 주소 등이 누락됐다면, 해당업체가 불법인지 합법인지 구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실제 불법업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대부업체의 명칭이나 등록번호를 위조한 업체의 광고가 조사대상 중 541건이나 돼 서민 이용자가 불법업체의 광고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한 업체는 광고에 “대출을 미끼로 수수료 요구는 위법이니 각별한 주의바랍니다”고 했지만, 서울시 대부업체 등록현황과 대조한 결과 명칭과 등록번호를 위조한 불법업체로 드러났다.이처럼 대부분의 대부광고가 불법으로 드러난 것은 대부업체 연합회가 주장하는 “규제 강화는 음성대부업 촉진”이라는 논리가 어불성설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현행 대부업법 제9조 2항과 시행령 제6조 2항에 따르면 대부광고의 경우 대표자 또는 사업체 이름 대부업을 등록한 시·도(군)의 명칭과 등록번호 대부이자율 및 연체이자율 이자 외에 추가비용 여부 영업소의 주소와 전화번호 등이 포함돼야 하며, 이를 어긴 사업자는 1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또 대부업체로 등록하지 않고 광고행위를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는다(동법 제19조). 업체 명칭과 등록번호를 위조하거나 누락한 광고의 경우 미등록 불법업체일 가능성이 높다.민노당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불법·부당광고가 판치는 것은 정부와 행정당국이 강력한 감시·감독 활동을 통해 이를 처벌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 이라며 "또 합법광고라 해도 최고 연 66%까지의 고리대를 취하는 대부업체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서민금융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 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