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트라우마’ 한국경제 강타

소비·투자 부진…기업경기전망 4개월만에 최저치, 환율 하락으로 수출도 장담 못해…더블딥 우려도

2014-05-29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내수 부진과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우려가 있다.경제예측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다 기업경기실사지수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민생과 밀접한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의 체감경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현 부총리는 "전통시장 상인, 소상공인 등 일선 현장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경제주체의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이에 전문가들은 최근의 내수 부진이 우려스럽다며 땜질식 처방보다는 소비심리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실제로 1분기 민간 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3%를 기록해 전분기(0.6%)보다 둔화됐다.2분기도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전망이 좋지 않다. 1,2분기 내수 침체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가라앉는 더블딥이 우려된다.김인철 한국경제학회장은 “가계소비와 중소기업, 서비스업 등 2분기 내수가 워낙 저조했다” 며 “3분기에는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2분기 손실 때문에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6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4.5로 2월 전망 이후 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평균 이상, 낮으면 평균 이하를 의미한다.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내수 악화,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 채산성 우려 등이 반영된 것이다.부문별로는 내수(95.1), 수출(97.1), 투자(98.6), 자금사정(98.6), 재고(103.9), 고용(98.2), 채산성(95.5) 등 모든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의 경우 100 이상일 때 부정적인 것(재고과잉)을 의미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하향조정한 3.7%로 조정했다.특히 성장속도는 연말로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2분기 3.7%, 3분기 3.6%, 4분기 3.5%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난 1분기 소비가 부진한데 이어 세월호 참사 등으로 민간 소비가 약해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조정했다”고 설명했다.또 LG경제연구원도 새로운 성장률 전망치를 7월초 발표할 예정이다. 새 전망치는 기존보다 0.1~0.2%포인트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이와 함께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한국경제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며 연간 성장률이 3%대 중후반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에다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내수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한 증권사 6곳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65%로 집계됐다.삼성증권은 "세월호 참사 이후 2분기 소비·투자활동 위축이 가시화하고 부동산정책 향방의 불확실성으로 주택 거래량과 내구재 소비가 재차 둔화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망치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한편 정부는 다음달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운용방안을 통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기획재정부는 세월호 여파에 따른 소비 등 내수와 환율 동향, 대선이 예정된 우크라이나 사태, 소비세 인상 이후 일본 경제, 둔화 우려가 제기된 중국 경제 등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달성 여부를 예상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밝혔다.정부는 경기 회복 보완을 위해 재정과 정책 금융 조기 집행, 세월호 사고 취약업종 지원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성장률 둔화 방지를 위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에 대해 자유롭게 소비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의 설비투자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