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질문, 속뜻 알면 답 보인다”

2009-11-19     이진영 기자

[매일일보=이진영 기자 ] 11월은 채용기업들의 면접이 한창인 그야말로 ‘면접시즌’이다. 그에 따라 미리 뽑아 놓은 예상질문을 달달 외워가며 준비에 들어간 면접예정자들 역시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면접질문이 아닌 그 속에 들어있는 인사담당자의 의도다. 면접관의 질문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그저 ‘정직하게’만 답한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취업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인크루트 면접족보에 올라온 주요기업 면접질문에 숨겨진 진의(眞意)를 알아봤다. ▲ “성격의 장·단점을 말해보세요.” → “우리 회사, 지원 직무와 성격이 맞습니까?”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대한항공, 한국가스공사등)라는 질문은 개인의 인성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다. 그만큼 면접 현장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질문이며, 지원자들이 어렵지 않게 생각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원자의 장·단점은 지원 회사, 지원 직무와 철저히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즉, 자신의 장점을 과시하고, 단점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꼼꼼함을 요구하는 회계부서에서 ‘덜렁댄다’는 지원자를 뽑을 이유가 없고, 대인관계가 중요시 되는 영업부서에서 ‘수줍음을 탄다’는 지원자를 반길 리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 문화에 따라 선호하는 인재상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이 역시 파악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원 회사, 지원 직무에 따라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고 감출 줄 아는 센스가 필요한 질문이다. ▲ “학점·영어성적이 너무 낮은 게 아닙니까?” → “순발력, 자신감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원자의 입사지원서를 토대로 스펙을 품평하는 질문도 상당수다. 특히 “자사는 학점을 중요시하는데, 낮은 학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다른 지원자에 비해 토익점수가 좋지 않은데 이유가 무엇인가?”처럼 좋지 않은 스펙을 탓하며 압박하는 면접관이 적지 않다. 학창 시절 스펙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구직자라면 말문이 막힐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면접관은 서류전형에서 이미 지원자의 입사지원서를 검토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바꿔 말하면 이는 낮은 스펙에도 불구하고 면접에 참여할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고, 지원자에게 그 스펙을 커버할만한 다른 장점이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질문에 당황할 필요는 없다. 면접관은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아니라, 불리한 상황에 대처하는 지원자의 자세를 보고 싶어한다. 낮은 스펙임을 인정하되,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자신의 강점을 당당히 밝힌다면 순발력과 자신감을 가졌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스펙을 앞으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덧붙인다면 더욱 좋다. ▲ “원치 않는 부서에서 일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희망 직종에 대한 열의가 얼마만큼 있습니까?’ 이것 역시 면접관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에 하나다. “자신이 지원한 분야에 갈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대우조선해양), “경영지원을 지원했는데 영업에 배치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롯데칠성음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면접관들이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희망 직종에 대한 열의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즉 희망 직종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 직종에서 자신이 맡을 역할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타 직종을 언급하며 질문할 때는 지원자의 역량에 따른 면접관의 권유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지원 직종에 대한 본인의 관심과 열의를 충분히 설명하되 면접관의 의견을 존중하여 ‘경험과 배움의 기회로 삼아 열심히 해 보겠다’는 정도의 답변이면 무난하다. ▲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따르겠습니까?” →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습니까?’ 신입사원에게 상사의 지시란 반드시 따라야 하는 ‘어명’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면접관이 “회사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현대중공업) “직장 상사가 무리한 요구를 할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나?”(NHN) 등의 질문을 한다고 해서 충성도를 시험하는 것으로 판단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면접관은 지원자가 ‘지시 수행’과 ‘도덕 준수’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만한 ‘합리적 사고’가 가능한 사람인지를 본다. 그러므로 상사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순응하겠다는 답은 바람직하지 않다. ‘도덕이나 사회규범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일단 따르겠다’는 전제 하에 의견을 펼치는 것이 좋고, 면접관에게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구체적으로 묻거나 상부에 보고해 일을 처리하겠다는 답변은 금물이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습니까?” → ‘우리 회사에 정말 입사하고 싶은가요?’ 긴장되는 면접을 끝까지 잘 마친 지원자. 이제 인사를 하고 면접장을 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면접관이 지원자를 붙잡아 이렇게 묻는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삼성전자, 한국쓰리엠등) 의외로 이 질문에 당황해 면접응시의 소감을 읊는다거나 면접 시 아쉬웠던 점, 부족했던 점을 짚어보는 지원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면접관이 이 질문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입사의지’다. 우리 회사에 얼마나 입사하고 싶은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지막 한 마디’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해서든 이 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는 것을 자신 있게 표현해야 한다. 덧붙여 입사 후의 포부를 밝히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