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사용한 업무추진비를 가지고 고급 레스토랑과 음식점 등에 대부분의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부 사용 내역 중에 50만원 이상 결제를 피하기 위해 이중결제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확인돼 주목된다.공직윤리 및 공무원 행동강령 등의 관련 규정에서 업무추진비로 50만원 이상을 결제할 경우 해당 식사자리 주요 참석자의 신원을 밝히도록 하고 있는데, 참석자 신원 공개를 피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업무추진비란 공공기관의 장과 부서 등이 기관을 운영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등 공무를 보는데 사용되는 예산으로, 사업에 따라 책정되는 예산이 아니라 그때그때 사안에 맞게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다.
3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하 정보공개센터)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문용린 교육감은 임기를 시작한 지난 201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3개월 간 무려 총 2억4백만원에 이르는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는데 대부분은 간담회와 협의회, 직원격려라는 명목으로 음식점에서 사용됐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문용린 교육감은 지난해 11월에 업무추진비로 1042만4550원, 지난해 12월 2989만2890원, 최근 1월에 2141만4070원, 2월에 1001만9650원, 3월에 1235만1310원을 사용했다. 지난 6월, 7월, 9월을 제외하고는 한달에 천여만원 이상을 업무추진비로 지출한 셈이다.
문 교육감은 더불어 중화요리전문점, 고급레스토랑, 한우고기 전문점 등 한번 방문할 때마다 30만원 이상을 지출, 같은 곳을 10회 이상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 정보공개센터 측은 ‘맛집기행’을 한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정보공개센터는 이 자료에서 공공기관들이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라 50만원 이상 업무추진비를 쓸 경우 주된 상대방의 소속‧성명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하는데, 이를 피하고자 이중결제를 하는 꼼수를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문용린 교육감의 2013년 1월 업무추진비 내역을 보면 1월 15일에 A라는 곳에서 42만1000원, 8만8100원 두 차례에 걸쳐서 결제가 되었고 2013년 11월 27일의 경우에는 B라는 곳에서 30만2740원, 34만8480원이 각각 결제됐다.
정보공개센터는 “현장에서 많은 관계자를 직접 만나는 것이 교육감 고유의 업무지만 왜 모든 만남의 자리가 고급 레스토랑과 음식점이 되어야 하는지는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고급 레스토랑과 음식점의 지출내역으로 가득찬 문용린 교육감의 업무추진비 내역을 본 학생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