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부회장
'사업보다 부동자투자가 더좋아'

신격호 회장 이어 한국 롯데의 실시로 급부상

2006-11-04     김상미
롯데쇼핑이 내년 주식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따라 발생할 롯데 그룹 내 지각변동에 재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의 주식 상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인물이 신동빈 롯데 부회장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신격호 롯데회장의 차남으로 앞으로 한국 롯데를 이끌어갈 후계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로 인해 이번 롯데쇼핑 주식 사장이 신 부회장의 후계 구축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신 부회장은 지난 2004년 10월 롯데 그룹의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경영정책본부에 본부장으로 임명되면서 그룹 경영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이후 신 부회장이 추진하던 신사업들이 고전하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그의 경영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신 부회장이 일본인 국적으로 그룹 내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조 단위 주식 부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최근 롯데쇼핑은 주식 상장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신 부회장은 롯데쇼핑의 지분 423만7천627주, 약 21.19%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롯데쇼핑이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이 최대 5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따른 지분율 감소를 감안한다 쳐도 신 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가 1조원 안팎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신 부회장이 롯데쇼핑 상장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면서 이번 주식 상장 시도가 신 부회장의 후계구축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신 부회장의 보유 중인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칠성 롯데삼강 등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9월을 기준으로 1천432억원 가량. 이번 롯데쇼핑 주식이 상장될 경우 신 부회장의 주식 보유 가치는 10배 가량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은둔 생활에서 그룹 후계자로 등극

신 부회장은 지난 2004년 10월 그룹 내 새롭게 신설된 구조조정본부인 경영정책본부에 본부장으로 임명되면서 한국 롯데의 후계자로 급부상했다.

신설된 경영정책본부는 그룹 경영 전반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곳으로 신 부회장 본부장 임명은 그 동안 그룹 부회장임에도 불구, 실질적인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않던 그가 앞으로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경영정책본부는 제2 롯데월드 건설 등 그룹차원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그룹 주요정책의 실무작업, 계열사간 중복투자 예방 등의 중차대한 업무를 맡고 있다. 55년 출생의 신 부회장은 일본에서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지난 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후 97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지난 3월에는 롯데제과와 호남석유화학 공동대표 이사를 맡는 등 꾸준히 보폭을 넓히며 한국 롯데의 후계자로 입지를 다졌다. 현재로선 신격호 롯데그룹 부회장은 일본 롯데를 장남인 신동주 일본롯데 사장에게 한국 롯데를 신 부회장에게 경영 승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 부회장은 사실 은둔의 경영자로 유명한 인물. 2004년 본격적으로 롯데그룹 경영 전반에 나서기 전에는 언론 등에 노출을 상당히 꺼려왔다. 최근 그러나 그룹 후계자로 거론되면서 신사업 등을 수시로 발표, 세간의 주목을 받는 재벌 그룹 후계자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그룹 후계자로써의 입지 굳히기가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 그동안 발표해온 신사업들이 뚜렷한 경영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사업 경영실적 미비해

롯데가 최근 프랑스 유통업체인 까르푸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신 부회장이 까르푸 인수를 추진를 계기로 그 동안 할인점 부분에 대한 부진을 만회, 할인점 사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롯데쇼핑의 기업공개도 까르푸 인수 자금을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이와 관련 현재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사실 신 부회장은 그룹 후계자로 언급된 이후 여러 신사업에 손을 댔다. 하지만 신 부회장의 경영 성적표는 그리 밝지 않다. 신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세븐일레븐과 외식업인 크리스피 크림도넛이 고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 94년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을 인수하며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매출 저조 등 경영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자본 잠식으로 인해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의 대주주인 롯데리아와 롯데제과를 비롯 개인 주주로는 신 부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 등이 7백억원 대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지에도 세븐일레븐은 지난 2년간 누적 적자만 6백억 원에 달해 회생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동종 업체인 훼미리마트, GS25에 고전, 업계 3위로 밀려난 상태다. 지난해 12월 신 부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즐겨 먹던 크리스피 크림도넛을 국내에 들여와 도넛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도넛 사업도 신통치 못한 상태다. 크리스피 크림도넛의 롯데백화점 본점을 포함한 3개 점포들의 월매출액은 3억 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향후 5년 내 25개 점포를 출점 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3개의 점포에 불과해 신 부회장의 도넛 사업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지난 8월 신 부회장은 의류 사업에 손을 댔다. 일본에서 국민복으로 불리는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를 국내 시장에 들여온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일본 패스트리테일링(FR)과 각각 49%와 51%의 합작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다음 달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에 FR사의 대표 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장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언론의 노출이 적은 신 부회장은 지난 9월 유니클로 한국 진출에 대한 FR사 사장의 기자회견에 동반 참여하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로 신사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하지만 그 동안 신 부회장이 신사업이 대체로 고전하고 있는 형국이라 유니클로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 부회장의 과거 부업 경영 평가도 그리 좋지 않다. 지난 2000년 벤처 붐이 한창일 때 신 부회장은 무선인터넷 콘텐츠업체 모비도미와 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모비도미의 사업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결국 2003년 롯데닷컴에서 흡수 합병했다. 지난 2000년 5월에도 코오롱 이웅열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재벌 2세들과 함께 설립한 중고차 사업체인 오토큐브 역시 2002년 295억원이던 매출이 2003년 179억원으로 줄며 49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일본인 국적도 문제

신 부회장이 일본인 국적으로 그룹 내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사실 롯데그룹은 일본 색이 짙은 기업. 신격호 회장은 한국인 배우자였던 고 노순화 여사 이외에도 일본인 시게미쯔 하츠코를 배우자로 맞았다. 신 회장은 일본인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신동주 일본 롯데 사장과 신 부회장 두 아들을 뒀다. 이 중 신 부회장은 일본 색이 가장 짙다. 신 부회장의 부인인 마나미는 일본 황실의 며느리 후보에까지 올랐던 인물로, 후쿠다 전 일본 수상까지 중매에 나서 결혼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나미는 일본의 귀족 가문인 요시마사 가문의 딸로, 일본에서 열렸던 신 부회장의 결혼식에는 당시 나카소네 수상을 비롯해 기시 전 수상, 후쿠다 전 수상 등 3명의 전·현직 수상이 참석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실 신 부회장의 일본인 국적 보유자. 일본 생활권으로 인해 한국어도 미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신 부회장은 짙은 일본색이 그룹 운영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인 국적으로 한국 땅 보유 지난 5월 신 부회장의 일본인 국적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보인 국적으로 한국의 땅을 불법적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을 사면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신 부회장은 일본 국적자 신분으로41년 동안 있으면서 지난 80년초 반 송파구 일대 논밭 1만8천여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국적법’ ‘토지 취득’에 있어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내일신문 등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지난 55년 2월 태어나 그해 4월 한국 호적에 오른데 이어 같은 해 10월 일본 호적에도 등재돼 ‘외국 국적 취득자는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잃는다’고 규정한 국적법에 따라 일본인으로 지내왔다. 신 부회장은 96년 6월 당시 법무부 장관 통보로 한국 호적에서 삭제됐다가 그해 8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특히 신 부회장은 일본인 신분으로 지난 81~84년 송파구 문정동 등에서 30필지 논밭 1만8천여 평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외국인토지법 위반 소지 등의 논란이인 바 있다. 

eci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