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서 경기도의원 “세월호 참사 지원 대책 졸속 추진”

단원고 외고 전환, 영화테마파크, 소상공인 지원실적도 저조

2014-06-17     강태희 기자

[매일일보] 양근서 경기도의원은 경기도의회 정례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경기도와 안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관련 지원대책과 국비지원 건의 정책이 주먹구구식으로 선정되거나 졸속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부와 경기도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안산지역 3만9711개 소상공업체에 대해 중앙자금 300억 원, 경기도자금 200억 원 모두 500억 원을 편성해 특례보증 등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세월호 관련 안산지역 소상공인 지원 실적은 현재까지(5.20~6.12) 지원실적이 13건에 6억 2천만 원에 그치는 등 저조한 상태다.양 의원은 “지원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매출 감소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금지원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각 기관별 금융지원정책에 대한 온스톱 금융상당과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아울러 경기도와 안산시는 5.27일 현재 중앙정부에 세월호 참사 관련 지원정책으로 901억원 규모의 7개 국비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특별교부세를 신청한 상태지만 상당수 국비지원 건의 정책이 세월호 참사에 따른 치유와 재발방지정책과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사업을 끼워 넣는 등 정밀한 타당성 검토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선정되거나 졸속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양 의원의 지적이다.가장 문제가 되는 사업은 단원고 명문고 육성과 마이스터고 활성화 지원사업(201억)으로 단원고를 공립 외국어고로 전환하고, 안산공고를 마이스터고로 지정한다는 내용이다.양 의원은 그러나 “자사고와 외고 등 특목고 교육정책은 학벌주의와 교육불평 등을 조장하는 폐해가 우려가 있고, 이들 입시 명문고에 실패한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을 패배주의자로 전락시키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특히 외국어고는 시·도 광역단위로, 마이스터고는 전국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공부 잘하는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입학기회가 주어짐으로써 세월호 참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안산지역의 평범한 아이들은 가까운 학교마저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고 치유는커녕 학부모의 지역주민, 학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조장할 것이라고 양 의원은 우려했다.또한, 세계적인 해외테마파크(복합레저시설)유치 사업은 안산시 상록구 사동 90블럭과 시화지구 쓰레기 매집장 등 주변 약 20만평에 2조원대의 파라마운트 영화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파라마운트 무비테마파크 아시아 라이센스사인 미국의 EGE(East Gate Entertainment)사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시장후보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안산시가 적지임을 밝혔을 뿐 안산시에 어떠한 공식적인 제안을 한 적도 없고 시책으로 추진된 사실이 없는데도 중앙정부 정책건의사업에 포함된 것이다.

더욱이 사업부지로 거론되는 지역에서 강건너 불과 수백미터 거리도 안 되는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는 약 127만평에 약 5조원 규모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리조트(USKR)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어서 사업 타당성에 대한 정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졸속 정책지원 중단하고, 실질적인 정책개발해야

양 의원은 “경기도와 안산시는 중앙정부에 건의한 7개 국비지원사업을 전면 철회하고 새로운 도지사와 시장 당선인 중심으로 진지하고 심사숙고해서 시민적 참여가 보장된 가운데 새로운 정책을 개발해 건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사회를 어떻게 사람과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한 도시로 바꾸어 나갈 것인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시민들을 어떻게 위로하고 치유하며 실제 삶의 질을 개선 해 줄 것인가를 주제로 진지한 성찰과 각종 토론회와 피해지역 주민, 소상공인 등 포커스그룹 인터뷰 등으로 정책대안을 발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 의원은 “경기도, 안산시, 경기도교육청은 조직이기주의의 칸막이 행정을 탈피해서 상호 협력하는 융합행정으로 세월호 참사에 따른 통합적 지원대책과 정책을 개발해 중앙정부에 적극 건의해야 한다"며 "세월호 관련 종합적인 정책 비전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 ’이 보장되는 도시여야 하며 침체된 사회를 어떻게 생명력이 넘치고 활력있는 도시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공동체 회복 위한 사회적 경제 지원, 시민들의 자주적인 생산 및 창조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고 정책수립 시 중요한 관점은 “강남 아이들이었으면 그랬겠느냐”는 탄식에 귀를 기울여서 우리 사회의 낙오자나 버림받은 사람들이라는 열패감 등을 극복하고 당당한 시민으로 존중받고 보호받고 있다는 인식을 하도록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양 의원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