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정몽준, 선거 후 첫 만남 “선후배 하자”
박 “고문으로 모시겠다”…정 “고문 말고 자원봉사로 하겠다”
2015-06-19 한아람 기자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몽준 전 국회의원이 19일 다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서울의 발전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두 사람은 십수년 동안에 걸쳐 교분을 쌓아온 사이였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가 종반으로 접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양측간에 날선 공방이 이어져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잦았다.이날 방문은 박 시장이 선거가 끝난 뒤 정 전 의원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했다가 무산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정 전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 즉각 방문의사를 시측에 전달해 방문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시장 집무실을 찾아 박 시장의 재선을 축하했다. 박 시장도 시장실 입구까지 나와 “고생하셨다”며 반갑게 맞았다.박 시장이 “선거 끝난 날부터 복귀해 별로 못 쉬었다”고 하자 정 전 의원은 “박 시장은 백두대간을 종주할 만큼 건강하니 바로 와도 괜찮다”고 덕담을 건넸다.박 시장은 또 정 전 의원이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차 브라질로 출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연히 가셔야 한다. 많이 격려해달라”고 말했다.두 사람은 서울시정 발전을 위한 협력도 약속했다.정 전 의원이 “서울이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도시인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 잘해달라는 부탁을 하러 왔다”고 하자 박 시장은 “여러 제안과 공약을 하셨으니 고문으로 모시고 핫라인을 만들어 경청하겠다”고 화답했다.이에 정 전 의원은 “고문이 아닌 자원봉사로 하겠다”며 “그런데 제가 이제 의원이 아닌데 제가 연배는 위니 ‘정치선배’로 불러주면 어떠냐. 저는 후배라고 안 하고 ‘박 시장님’이라 하겠다”고 제안했다.박 시장은 “선거 기간 서로 그런 (네거티브 등) 일이 있었지만 오늘부터 다시 선후배로 돌아가자”고 응했다.정 전 의원은 또 전날 박 시장이 서울시청 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정 전 의원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을 상기한 듯 “이름이 안 뜨는 전화는 다 못 받는다. 앞으로는 문자를 보내주면 바로 연락하겠다”고 약속했다.선거운동 기간 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던 정 전 의원은 박 시장에게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당부했다.정 전 의원은 “시장경제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나라 전체를 시장 사회라 할 순 없지만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고 잘 활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