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씨, 노조 측에 ‘몰지각한 행위’ 발언 논란
[매일일보=윤희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김인규씨가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24일 KBS 신임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대대적인 탕평 인사와 직종 간 갈등을 해소하고, KBS를 정치권력과 자본 권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왔다”며 “KBS를 확실한 공영방송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특히 자신을 반대하는 KBS 노조 측을 겨냥, “남의 말 무시하는 몰지각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해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당초 오전 10시 예정된 사장 취임식은 노조원 200여명의 출근 저지로 4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오전 9시45분께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앞에 도착한 김 사장은 노조원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출근을 저지당했다가 오후 1시 25분에 재입성을 시도했다.
김 사장은 정문이 아닌 다른 문으로 재빠르게 진입해 두 번째 시도 만에 출근할 수 있었으며, 본관 2층 TV공개홀에 마련된 사장 취임식은 1시50분께부터 가동됐다.
김 사장의 취임식은 노조원들의 파행으로 치러졌으며 KBS TV공개홀에는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MB특보 물러가라"는 비난과 야유가 가득했다.
김 사장이 이를 두고 "KBS에는 소수의 바람직하지 못한 목소리도 있다"며 "저분들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저렇게 남의 말을 무시하는 것은 몰지각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당초 취임사 원고에 없는 내용이었다.
김 사장은 MB캠프 출신이라는 논란과 관련, "사장 선임과정에서 많은 사원들이 '김인규 능력있고 좋은데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점이 마음에 걸린다'는 생각을 했던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할 말이 많지만 여러분들의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KBS 노조원 100여명은 아직도 본사 앞에서 ‘낙하산 사장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