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준석 선장, 사고낸 후에도 선장직 수행했다
2003년 유조선과 충돌…당시 일등항해사에 책임 떠넘기고 면죄부
해경 운항관리도 부실, 취항 초기부터 과적하고도 거짓 보고 방치
[매일일보 나태용 기자] ‘세월호 참사’의 주요 피의자인 이준석 선장이 과거에도 사고가 있으나 징계를 감면받았으며 해양경찰청의 세월호 운항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추가로 제기됐다.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야당 측 간사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2일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 해양안전심판원의 기록을 확인한 결과, 12년 전에도 이준석 선장이 청해진 고속훼리 선장으로서 해양 사고를 낸 경력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02년 4월 16일 폭풍경보가 발효된 상황에서 이 선장이 몰던 청해진 고속훼리는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항에 입항하다가 방파제와 해경 경비정에 부딪혔다.
김 의원은 “이 선장의 과실로 해양사고가 일어났지만 이 선장은 견책 처분을 받고 계속 선장직을 수행했다"며 ”인천지방해양안전심판원은 최소 ‘업무정지’ 등의 중징계를 내려야 하는데도 처음으로 사고를 일으킨 점을 고려해 징계를 감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녀는 “2003년 8월 이 씨가 선장이었던 청해진 고속훼리 1호는 세월호 침몰현장에서 20㎞ 떨어진 곳에서 유조선과 충돌사고를 냈는데도 해양안전심판원은 당시 일등 항해사가 운항을 맡았다는 이유로 이 선장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해양안전심판원의 해양사고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해양사고는 3770건으로 이 중 ‘면허취소’ 같은 중징계는 없고 업무정지 사례 441건, 견책 사례가 529건으로 경징계를 내렸다.
김 의원은 “해양안전심판원의 솜방망이 처벌은 반복되는 해양사고를 막지 못했다”며 “이 기관의 경징계로 인해 청해진 해운은 계속 사고를 일으켜도 같은 노선을 계속 운항했고 사고를 일으킨 선장도 다시 배를 몰 수 있었기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세월호 운항관리 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윤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세월호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운항관리규정(세월호)에 승선인원 및 하선인원, 선적 차량 대수, 화물톤수를 ‘출항 직후’에 보고하도록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처럼 해양경찰청이 세월호에 화물과 승객을 출항 전에 보고하지 않고 출항 후에 무전으로 불러줘도 된다는 운항관리규정을 허락해, 취항 초기부터 사고 당일까지 과적하고도 운항관리자에게 거짓으로 보고했다”며 “아무런 두려움이 없이 과적을 일삼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근거법과도 배치되는 내용이 포함된 세월호의 운항관리규정이 해경이 주관하는 심사위원회에서 버젓이 통과되고 이 운항관리규정에 따라 화물과적이 용인될 수 있는 빌미가 됐다는 점이 정말로 놀랍고 부끄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