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업체, 우유 재고처리 ‘고심’
1+1, 2+1 등 예외적인 각종 각종 할인행사
PB상품 납품 늘리는 등 ‘고육지책’도 마련
2015-06-23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지난 3월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원유 생산량에 비해 우유 소비량은 둔화되고 있어 유가공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22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유제품의 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오지만 재고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지난 4월 우유제품 제고는 18만5856t으로 전년동월(12만928t)에 비해 55% 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재고 증가는 원유생산량이 지난해 동기대비 35% 증가한 데 있다. 올해 날씨가 일찍부터 따뜻해지면서 젖소 집유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최근 사료값이 떨어지면서 생산량이 자연스레 상승한 것.유가공업체들은 재고 소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대표적인 유가공업체들은 대형마트에서 각종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소비 촉진을 유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할인율이 낮은 제품군에 속하는 우유제품이 최근에는 1+1 혹은 2+1 행사를 진행하는 게 흔한 일이 됐다.유가공업체들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할인행사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넘쳐나는 우유를 소진할 수 없어 대형마트에 자체브랜드(PB) 우유제품으로 납품하는 양도 늘리고 있다.이마트의 PB 우유 제품은 ‘1등급 진심을 담은 우유’의 경우 올 들어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21.3%나 급증했다. 전체 우유 매출 증가율이 6.4%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수치다.홈플러스의 ‘좋은상품 1A 우유’ 도 전체 우유제품중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우유업체들은 PB우유 제품을 공급하는 것보다 자체 상품으로 판매하며 매출을 기록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쌓여가는 우유재고에 대한 고육지책인 것이다.이로 인해 이들 업체의 자체 상품의 전체 우유시장 점유율은 계속 해서 떨어지고 있다.38% 정도 점유율을 유지하던 서울우유는 최근 30%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우유제품은 타 제품군에 비해 브랜드 충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강점을 보이는 PB우유 제품에 점유율을 내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업계는 설명했다.서울우유는 올해 목표매출을 지난해 매출과 동일하게 산정하고 있다. 타 업체들도 지난해에 97~98% 선으로 낮춰 목표를 잡고있다.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서울우유는 조합원들에게 송아지들에게 기존의 분유가 아닌 엄마소의 젖을 먹게 하는 등 원유 생산량 조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 업체들은 원유 수급량 조절이 가능한 것에 반해 서울우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서울우유 한 관계자는 “원유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재고가 크게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객과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가공업계와 낙농가가 지난해 양자 합의를 거쳐 도입한 원유(原乳)가격연동제를 손질한다. 원유가격연동제는 과거 2∼3년에 한번씩 낙농가와 유가공업계가 원유가격 협상시 빚어지는 사회적 낭비를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올해 우유와 유제품의 원재료인 원유(原乳) 가격에 ℓ당 25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