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가 상황, 양적·질적으로 미흡”
LG硏 “긴 노동시간에 비활동·저비용 여가 많아”
2015-06-2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장기적인 성장 활력 확보를 위한 내수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인의 여가 상황은 양적·질적으로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다.고가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4일 ‘한국인의 여가 양적·질적으로 미흡하다’는 보고서에서 한국인의 여가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부족할 뿐 아니라 비활동적인 여가와 수요창출 효과가 낮은 저비용 여가가 많다고 진단했다.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국민은 휴식과 TV시청 등 정적인 활동에서부터 스포츠, 여행 등 동적인 활동을 포함해 하루에 약 4.5시간의 여가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OECD 평균 5시간에 비해 10%가량 적은 수준이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는 6시간 이상으로 가장 높았으며,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선진국도 대부분 5시간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원은 “한국의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근로자의 연간 근무시간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라면서도 “한국의 근로시간은 여전히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며 OECD 평균과도 300시간 넘게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그는 2004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됐음에도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사업장 비율이 30%를 넘고, 잦은 야근과 휴일근무도 근로시간을 늘리는 요인으로 분석했다.아울러 한국인의 여가 활동은 장시간 노동으로 비활동적 여가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인 여가 가운데 가장 긴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TV시청’으로 ,하루 평균 약 2시간 가까이 소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TV시청, 낮잠 등 비활동적인 여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65.2%에 달했다.
고 연구원은 “노동시간이 긴 근로자일수록 체력을 많이 소모해 활동적인 여가가 어렵고, 정적인 여가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단순 휴식도 중요한 여가생활이지만, 이는 우리 국민이 실제 희망하는 여가활동과는 괴리가 있는 게 현실이다. 재작년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희망하는 여가는 해외여행, 영화보기, 등산 등 활동적인 여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고 연구원은 “여가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노력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며 “특히 내수확대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이 성장의 중요한 과제가 되는 만큼 여가생활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